2025/02 23

영화 '서브스턴스'

영화 '서브스턴스'를 관람했다.데미 무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미국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영국 영화였다.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스타이지만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TV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는 어떤 약물을 통해 젊음과 인기를 되찾으려고 한다.영화를 보면서 오래 전 읽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생각났다.그리고 진시황이 꿈꾸던 불로장생약도.하지만 그런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결국 젊음에 대한 욕망을 이기지 못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영화는 오래도록 정말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그것도 아주 천천히 집요할 정도로 말이다.화면에서 눈을 떼고 싶을 정도로 보여주면서 감독은 우리에게 각성을 하라고 경고를 하고 싶었을까?  돈과 젊음.모든 사람이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하지..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손에 들었다.최근 읽은 ' 물고기는 없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등과 같은 진화생물학  관련 책이다.사실 이런 책은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미있게 읽는데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읽고 돌아서면 기억나는 것이 없다.이 책도 마찬가지이다.'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내가 얼마나 진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나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나는 진화는 늘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쪽으로 된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부제에 있는 것처럼 불완전한 진화도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1장 죽거나 배 고프거나2장 뻐꾸기 둥지에서 날아간 것3장 무임승차자4장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자5장 일곱번째 이빨의 행방6장 극단적..

책갈피 2025.02.26

운장산

전북 운장산을 찾았다.오래 전에 한번 다녀갔는데 운해가 멋졌다는 기억, 육산이었다는 기억만 어슴프레 남아 있다.겨울이 가기 전에 그래도 겨울 산을 한번 제대로 올라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했다.산의 이름은 구름에 가리워진 시간이 길다 해서 雲長山이라고 했단다. 초반부터 꽤 가파른 오르막길이다.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다 녹았는지 눈은 없고 먼지만 날린다.바닥에 언 곳이 곳곳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이젠 없이 걸을 만하네. 바위에 눈이 쌓여 있으면 위험하지.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해야겠다. 철성대까지만 오르면 다음부터는 능선을 따라가면 된다고 했지.얼마 남지 않았으니 힘을 내어 보자. 해발고도가 높으니 역시나 눈이 쌓여 있다.해발 1000m가 넘는 산은 역시 무언가 다르긴..

사진 2025.02.25

오늘의 시 - 늦겨울 아침

늦겨울 아침                  안학수 빈 누리에 깔린 서리는밤사이 쏟아진 달빛이다.먼 이랑까지 달무리 보얗다.앞뜰에 뿌려진 서리는별들이 엎지른 가루분이다.시든 풀잎마저 눈부시다.툇마루에 덮인 서리는꼬마 구름들의 흙장난이다.은하 강의 모래를 뿌려 놓은 거다. 잔잔히 내려온 서리는언 땅에 깨어나는 봄기운이다.방금 나온 해도 놀란 눈치다.

오늘의 시 2025.02.24

'빛으로 노래하고 색으로 춤추다' 앙리 마티스 미디어아트전

김포미디어아트센터 개관기념으로 열리고 있는 앙리마티스 미디어아트전을 감상하기 위해 시간 맞춰 다시 김포아트빌리지를 찾았다.이번 전시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좋은 전시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 안타까웠다.홍보가 미흡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마티스의 작품은 색상을 과감하게 사용해 보는 사람이 즐겁다.동영상 촬영을 했는데 용량이 커서... ㅠㅠ

MMCA 뉴미디어 소장품전 - 아더랜드

미국 출신의 스타인캠프의 작품꽃, 과일,나무 등 자연 대상물을 화면 속 가상의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핀란드 출신의 에이샤 리사의 작품 '수평 바카수오라'스칸디나비아 반도에 흔한 가문비나무를 수평으로 뉘어 놓았다.화면 왼쪽 끝에 서 있는 인간은 얼마나 미미하고 왜소한 존재인지 생각하게 된다.  미국 출신 더그 에이트킨 작품 '수중 파빌리온'캘리포니아 카탈리나 섬의 해저에 설치한 파빌리온 주변으로 오가는 생물을 영상에 담은 작품이다.바다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해양의 가치를 사람들이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바다 속에 이런 파빌리온을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아 자꾸 바라보게 된다.

<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 예술의전당

17C 이탈리아 출신 미술가 카라바조.재능은 뛰어났지만 성품은 그렇지 못 했다고 하는 미술가이다.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전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를 다녀왔다.카라바조의 본래 이름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1~1610).툭 하면 싸움을 벌이고 심지어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을 다니기까지 했던 인물이라고 한다.그의 작품은 당대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20C에 카라바조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재조명되었단다.'카라바조'는 그가 살았던 마을 이름인데 후세에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카라바조의 작품과 그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아울러 전시하는 기획전이다. 명암의 대비가 뚜렷한 작품이다.말에서 떨어진 사람의 놀란 표정이 잘 드러난다. 대표작인 '도..

식물학자의 식탁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식물학자의 식탁'이라는 책을 손에 들었다.중국 식물학자가 쓴 책이다.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쓴 책이라 읽는 재미가 있기는 했는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식물명이 많이 나와서 어떤 식물인가 한참 생각해야 했다.예를 들면 '미후도'는 뉴질랜드에서 많이 나는 키위를 말하는 것이었고, 핵도는 호두, 우두는 추석에 즐겨먹는 토란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그나마 글에 곁들여진 그림이 매우 사실적이라 식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꽤 많다.사람의 뇌와 비슷하게 생겨서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견과류는 대개 비슷한 효능을 가졌단다.또 공복에 감을 먹으면 타닌 때문에 위험하다고 한다. ..

책갈피 2025.02.19

김포 금빛수로

김포 한강신도시에 있는 수변공원 '금빛수로'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과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라베니체'라고도 부르는데 베니스를 의미하는 이태리어라고 하네.낮은 건물들이 수로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생활소품점, 음식점, 카페, 맥줏집 등 다양하다.수변을 걸으며 경치를 감상하고 이런 상가를 이용하기 좋겠다.지금은 한겨울이라 수로가 얼어 붙었다.좀 아쉽기는 하군. 풍광이 궁금해 운동도 할 겸 수로를 따라 걷는다. 이 담장 분위기도 좋은 걸.오래된 느낌을 살렸다. 아치형 다리도 예쁘다.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있고, 광장도 있다. 편하게 누워 계시는데 좀 춥지는 않은가요?다른 계절에 온다면 '님'의 팔베개를 베고 눕고 싶군요.   특이한 분위기를 컨셉으로 한 카페가 있다기에 찾..

사진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