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34

제주 여행 셋째날 - 수월봉 지질트레일

기분좋게 맛난 점심을 먹고 나니 흐뭇하다.이제 어딘가를 걸으면서 소화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주변을 산책하는 동안 찾아본 결과 수월봉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이번에는 수월봉으로 향한다.   수월봉은 오래 전 어머니 米壽 기념으로 언니네와 제주도 여행을 할 때 한번 와본 곳이다.수월봉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옛날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약재를 캐러 왔다가 누이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녹고는 슬픔을 못 이겨 17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이 녹고의 눈물이 곧 녹고물이라고 전하며 수월봉을 '녹고물 오름'이라고도 한다.  수월봉은 전망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정상에 서 있는 흰색 천문대가 인상적이고, 바다에는 시원스럽게 풍력발전기가 돌아갔었지.날이 좋으면 멀리..

오늘의 시 - 지상의 봄

지상의 봄                               강인한 별이 아름다운 건걸어야 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부서지고 망가지는 것들 위에다시 집을 짓는이 지상에서 보도블록 깨진 틈새로어린  쑥이 돋아나고언덕배기에 토끼풀은 바람보다 푸르다. 허물어 낸 집터에밤이 내리면집 없이 떠도는 자의 술픔이이슬로 빛나는 거기 고층건물의 음흉한 꿈을 안고거대한 굴삭기 한 대짐승처럼 잠들어 있어도 별이 아름다운 건아직 피어야 할 꽃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 2025.03.31

제주 조천 동백동산

선흘 곶자왈이라고도 하는 동백동산 안내도한 바퀴 돌면 5.1k라고 하니 1시간 30분쯤 걸리지 않을까 싶다. 2017년 아름다운 숲에 선정이 되었다고 한다. 흐뭇한 표정이십니다. 이 길을 다라 걸어서 먼물깍까지 갔다가 서쪽 입구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이다. 숲길을 걷다가 어디를 보아도 자연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 콩짜개덩굴이 정말 많다. 고사리밭도 있네.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끄트머리'라는 뜻이라는 먼물깍 람사르습지에 지정된 먼물깍이곳 습지는 마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아이들 체험학습 할때 오가는 곳인가 보다.길이 나 있어 가 보았더니 사슴 모형을 만들어놓았다. '자금우'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빨간 열매가 강렬하다. 어쩌면 그렇게 순박한 이름을 가졌을까?새로판물.가축을 기를 때 사용하던 ..

사진 2025.03.29

제주 여행 셋째날 - 제주를 먹다

이제 점심을 먹을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어제 호텔 방에서 열심히 찾은 곳으로 가자고 친구에게 제안을 했다.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는 음식점이 많지 않다.가다 보니 가성비 좋은 뷔페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 맛도 무난하겠지.여기를 또 온다면 저기를 가 봐도 좋지 않을까.  우리가 가는 곳은 생각보다 저지리에서 꽤 머네.저지문화예술인마을 근처 맛집을 찾았는데 한참 간다.구불거리는 길을 계속 운전하는 친구에게 미안해서 내가 운전을 해도 된다고 했다.친구는 묵묵히 앞만 보고 운전을 한다.  우리가 찾던 음식점에 도착했다.동네 한 켠에 있는 작은 이태리 음식점이다.이름도 재미있게 '재미제주'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은데 테이블이 다섯개였다.공간이 그리 넓지 않은데 테이블 간격이 넓은 것도 ..

제주 조천 함덕리 서우봉

안내지도가 너무 훼손되었다 싶었더니 새 안내지도가 옆에 있네.낡은 걸 아예 철거하는게 낫지 않을까? '함덕초등학교총동창회 서우봉지킴이'라는 단체에서 만들어놓은 알림판동네를 알리고 지키는 좋은 일을 하고 있네. 서우봉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고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져 있다. 우리는 서우봉둘레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어젯밤 거센 바람 속에서 걸었던 곳이 보인다.작은 다리가 앙증맞다. 함덕해수욕장이 꽤 넓다. 함덕해수욕장 바닷물빛이 유독 예쁘다는데 날씨가 훼방을 놓아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물빛을 보지 못 했다.아쉽다. 막 피기 시작한 유채꽃.한달쯤 있어야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겠는걸. 서우봉둘레길이 아직 완성이 안 되었군.바다로 이어지는 곳이 끊어져 있어서 정상(해발111m)까지 가 보기로 했다. 이정표가 아주..

사진 2025.03.28

제주 여행 셋째날 - 제주 현대미술관

오늘은 여유를 부려 본다.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금세라도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군.바람은 역시나 세차다.  간단한 차림으로 로비에 내려가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향에 젖어 본다.브런치로 유명하다는 카페 분위기도 차분하니 좋다.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진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다.    이제 저지문화예술인마을로 향한다.차로 1시간 넘게 달려야 한다.전에 갔을 때 현대미술관, 김흥수미술관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게다가 근처 예술인들이 작업장으로 사용하는 집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었지.다들 개성이 있어서 공간도 독특했다.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미술관에 도착했다.오늘은 월요일.대부분의 국, 공립미술관은 월요일에 휴..

제주 여행 둘째날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에서 (3)

오후 1시 25분, 갈림길에 도착했다.여기에서 올라가면 윗세오름을 거쳐 백록담에 갈 수 있다.10여년 전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였을 때 여기가 그 무렵 개방된 코스라 하여 이 코스로 한라산 등산을 한 적이 있다.가다가 적설량이 많아 통제되기는 했지만 힘들게 러셀을 하면서도 즐겁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내려가면 된다.버스정류장까지 가서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가는 길도 꽤 멀다.억새가 우거진 길도 기억이 나는군.노루가 멀뚱멀뚱 눈 쌓인 길을 헤치며 산을 오르는 우리를 바라보았었지. 돈내코 탐방안내소를 지나 도로로 내려섰다가 묘지가 이어진 길로 들어선다.혹시나 비를 피할 곳이 생겼나 하고 눈을 씻고 보아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 탐방 안내소도 조용해서 그저 얼른 우리 차가 있는 곳..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

정말 귀여운 토끼의 모습이다.이런 토끼도 멸종위기종이라고 하니 인간이 무슨 짓을 한건지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울보카푸친작가는 대부분의 사진을 비슷한 크기로, 그리고 동물과 눈을 맞추며 찍었다.그래서 사진을 보면서도 동물과 눈을 마주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이 원숭이 손은 쭈글쭈글한 내 손보다 더 예쁘네.신체에서 손이 가장 자랑할 만한 부위였나 아니면 사람처럼 수줍어하는 모습이었나 사진을 보면서도 궁금해진다.슬며시 웃음도 나고. 남방세띠아르디말로아르디말로는 이름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이 없는 동물이다.좀 특이하게 생기기는 했네.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사진 찍었다는 조엘 사토리.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짧은 시간 사진을  찍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을 했단다. 아르디말로는 천산갑과 같이 포유류 중에서 등..

제주 함덕해변 저녁 풍경

며칠 밤에 해변에 나오기는 했지만 바다쪽으로 쭉 내민 다리를 건너가 본 적이 없다.날씨가 도와주지는 않지만 오늘은 씩씩하게 가 봐야지. 밤마다 다리 난간에 불을 밝히더니 오늘은 불을 안 켰네. 파도도 거칠게 으르렁거린다. 바다 방향에서 불이 들어온 해변가 상가들을 보니 또다른 풍경이네.불을 밝히니 더 예쁘다.바다에 비친 불빛이 더해져 날씨와 상관없이 낭만적이기도 한 걸. 근처 카페에서 만들어놓은 사진 찍기 좋은 곳에 슬쩍 앉아서 사진도 찍고.이 카페가 유명한 이유는 바다 전망이 좋기 때문이겠지.제주에서도 꽤나 유명한 카페인 모양이다. 제주흑돼지연탄구이를 먹으러 갔다.친절하게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주는데 안 먹으려고 했던 비계를 꽃모양으로 잘라 바싹 구워주니 은근히 맛있다.셀프 코너가 있어서 부족한 쌈채소..

사진 2025.03.27

제주 여행 둘째날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에서 (2)

가다 보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이곳에 하치마키 도로를 만들던 흔적이 남아 있단다.착암기 구멍이 9개 확인된다고 한다.제주에는 특히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진지를 비롯해 일제와 관련된 흔적들이 참 많다.역사의 현장을 지나면서 우리가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새삼스레 생각하게 된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엔 4.3 주둔소가 나온다.여기는 우리끼리 싸운 흔적 아닌가.제주도는 이래저래 참 아픈 흔적이 많은 곳이구나.  계곡을 몇 번이나 건넜는지 모르겠다.계곡을 건너는데 좀 위험한 곳도 있었다.친구가 계곡을 건너다가 바위를 잘못 딛어 또 넘어졌다.동백길 입구에서 한번 넘어지고 난 후 너무 긴장을 하고 걸어서 힘들다고 하더니만 또 미끄러진 것이다.친구가 넘어질 때마다 내가 더 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