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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의 봄

봄 소풍을 나온 사람들이 벚꽃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이 몹시 평화로워 보인다.멀리 가지 않아도 진한 봄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구먼. 분수도 시원스럽게 물을 뿜어내고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싶었더니 벚꽃 터널이었네.평일임에도 정말 인산인해라고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버드나무 연둣빛이 어찌나 곱던지... 명자나무도 활짝 꽃을 피웠네. 멀리 개나리로 유명한 응봉산이 보인다.응봉산을 바라보며 한강을 따라 걷는다. 중랑천변 수선화도 한창이다.

사진 2025.04.22

오늘의 시- 기차는 좀더 느리게 달려야 한다

기차는 좀더 느리게 달려야 한다                                            곽재구 어릴 적엔강 건너 산비탈 마을기차가 지나갈 때손 흔들었지창밖으로 모자를 흔들던 이가바람에 모자를 놓쳤을 때보기 좋았지 어른이 되어 기차를 타면창밖으로 모자를 흔들고 싶었지강 건너 앵두꽃 핀 마을아이들이 손을 흔들면창밖으로 하얀 모자를 흔들다명주바람에 놓아주고 싶었지 모자를 열개쯤 준비해강마을의 아이가 손을 흔들 때하나씩 바람에 날리는 거야 KTX는 시속 삼백 킬로미터로 달리지손을 흔드는 아이도 없지 기차는 좀 느리게 달려야 해사람은 좀 느리게 살아야 해사람이 기차고기차가 사람이야미친 듯 허겁지겁 사는 거 부끄러워 시속 삼십 킬로미터면 강마을아이들과 손 흔들 수 있어시속 이십 킬로미터 구간에..

오늘의 시 2025.04.21

툴루즈 - 로트랙 ; 몽마르트의 별

'디방 자포네' 화가이자 판화가였던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많은 작품을 남긴 사람으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아리스티드 브뤼앙, 자신의 카바라에서' '사진가 폴 세스코' 로트렉이 사창가에서 머물며 남긴 작품은 매춘부들의 일상이었다.보통의 여인들처럼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고,  목욕을 하고...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가 짐작이 된다. '에글랑틴 무용단'혼자만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맨 왼쪽의 여인이 가장 주목 받는 무용수라고 한다. '성난 소'성난 소가 쫓아오자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는 사람을 실감나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낸다.뒤에서 보는 사람은 실실 웃고 있네. '저택의 여인 혹은 종소리'뒤에 보이는 교회에서 종소리가 울리는 저녁 무렵이 배경인가? '제인 아브릴'   쥘 ..

영화 '브루탈리스트'

무려 상영시간 215분이나 되는 영화를 감상했다.영화 상영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지만 전혀 지루한 느낌이 없었다.그만큼 영화가 몰입할 수 있게 잘 만들어졌다는 말이겠지. 제목 '브루탈리스트'는 브루탈리즘에서 가져왔다고 한다.브루탈리즘은 프랑스어 '노출 콘크리트'에서 유래했는데 거칠고 투박한 느낌 때문에 영어로 '잔혹한'이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된단다.영화를 보고 나면 건축에서 노출 콘크리트 기법뿐 아니라 주인공 라즐로 브로디의 삶을 표현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는 20C 중반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시작된다.바닥까지 내려간 삶에서 우연히 그의 능력을 눈여겨본 사업가가 설계를 의뢰하는데 그 당시 흐름과 동떨어진 워낙 독특하고 개성있는 설계로 인해 결국..

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수업

'인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상의 과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책을 읽었다.텔레비전에 나와서 하는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몇 번 듣고는 책을 한번 보고 싶었다.이 책은 심리학 개론 수준의 책이라 그리 깊이가 있지는 않다.하지만 사람의 심리에 대하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심리학이 '과학'이라고 하는 말에 고개를 갸웃 하게 되는데 책을 읽다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사람 심리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합리적이지 않다고 한다.나름 꽤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나는 아니라고 주장할 수가 없다.  한때 심리학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찾아 읽었다.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을..

책갈피 2025.04.16

김포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지난 겨울 이곳을 방문했을 때 기억이 좋아서 봄이 되어 다시 찾았다.봄에는 어떤 느낌일까 호기심이 생겨서. 전망대는 오늘도 굳게 문이 닫혀 있다.가을에 철새들이 많을 때는 문을 열어 놓으려나? 연둣빛이 참 곱다.뭐가 궁금해서 친구는 얼굴을 내밀었을까? 지난 가을에 달린 열매가 남아 있는 이 나무는 뭘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손톱만한 잎을 자세히 보니 산사나무구나. 잎이 빨간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이름표를 달고 있으면 좋으련만...하늘이 오랜만에 파라니 모든게 예쁘게 보인다. 몽당연필처럼 잘라놓은 목련나무에도 꽃은 피었고 재두루미 알을 표현해 놓은 조형물 안에서 사진 찍기 여기는 개나리가 한창이군. 정말 봄빛 난만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이다.축축 늘어진 버들가지조차 멋스럽다. 철새들을 위해 낟알을 거..

사진 2025.04.15

오늘의 시 - 참 좋은 말

참 좋은 말                       천양희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한 잎의 혀로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육백 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한줄기의 슬픔으로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물방울 작지만 큰 그릇 채운다는 말짧은 노래는 후렴이 없다는 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한 송이의 말로참, 좋은 말을 꽃 피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란 말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말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온다는 말

오늘의 시 2025.04.14

아몬드꽃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를 승리로 이끈 데모폰이라는 장수가 있었다그는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느 성에 잠시 머무는데, 그곳에서 필리스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하지만 고향 아테네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기에 데모폰은 마냥 그 성에 머물 수가 없었다.그는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길을 떠났다.필리스는 하루 종일 데모폰을 기다렸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절망에 빠져 그만 죽고 말았다.그러자 필리스가 쓰러진 자리엔 아몬드나무가 자라난다.뒤늦게 돌아온 데모폰은 눈물을 흘리며 아몬드나무에 입을 맞추었다.그러자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갑자기 팝콘 터지듯 꽃잎이 돋아났다고 전해진다.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내가 좋아하는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우리나라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영화를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어서 연극도 보고 싶어졌다.얼리버드로 저렴한 가격에 예약을 했다.1년에 한두 번 친구들과 연극을 보는데 예술의전당에서 연극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어른들로 인해 상처를 받은 네 자매.각자 개성있는 네 자매가 모여 살지만 그들은 서로 그래도 된다면서 위안이 되는 존재들이다.세상을 더 오래 산 어른들이 무안해질 정도로.  일찍 가정을 버린 아버지의 죽음으로 생긴 넷째 동생.오롯이 혼자가 된 동생을 받아들이며 바닷가 마을에서 네 자매가 살아가는 일상이 조곤조곤 펼쳐진다.  사실 아버지의 배다른 동생을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자신들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우리가 아프리카를 떠올리면 검은 대륙, 자원은 많은데 못 사는 대륙, 또는 텔레비전에서 구호 대상자로 여기는 공익방송 등이 생각난다.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힌 것인가 생각해 본다. '다채로운 아프리카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이라는 말과 '인간이 무엇이냐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책 표지에 씌어 있다.사실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대륙이고, 인류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도 아프리카에서 태동하지 않았는가. 오래 전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난다.아프리카에서 외교관을 한 저자가 보고 느낀 것을 쓴 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과 내용이 많은 부분에서 겹친다.그때도 책을 읽으면서 우리..

책갈피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