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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16

남미 여행기 40 -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푼타 아레나스로 차는 푼타 아레나스를 향해 달린다. 파타고니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가장 가까운 곳이 푼타 아레나스이다. 귀국편 비행을 위해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거쳐야 하는데 푸에르토 나탈레스보다 위도상 아래인 푼타 아레나스로 가는 것이다. 차는 잘 달린다. 자다깨다 반복하다 보니 푼타 아레나스에 도착했다. 거친 땅 파타고니아에 있다 와서 그런지 조용한 도시 푼타 아레나스가 정겹게 느껴진다. 호텔에 짐을 풀었다. 호텔은 낮은 건물인데 아주 단아하고 푸근해 보인다. 게다가 한국계 직원이 있어서 여러 가지 편의를 봐 주니 더 반갑네. 푼타 아레나스는 세계 최남단 도시이다. 남극에 관련된 책을 볼 때 많이 등장한 도시가 푼타 아레나스였다. 책을 읽을 때는 그저 내가 갈 일 없는 곳이려니 생각했는데 막상 푼.. 2023. 4. 22.
남미 여행기 39 - 칠레 또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여기저기 또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캐리어는 남겨두고 배낭만 메고 롯지를 나선다. 가볍게 콘도르 전망대를 오른다고 했지. 차를 타고 멀리 이동하지 않으니 편하기는 하다. 그리 높지 않은 산자락 앞에 차를 세운다. 안드레를 따라 산길로 접어든다. 이곳이 콘도르 전망대라고 한다. 이 주변에 콘도르가 많이 사는 것일까? 아니면 풍경이 좋은 곳을 콘도르의 시선에서 바라보라는 것일까? 콘도르는 일반적으로 안데스 산맥 주위에 사는 안데스콘도르를 말한다. 안데스콘도르는 최대 맹금류로 알려져 있다. 날개 길이가 2.7 ~ 3.2m에 몸무게 7.7 ~ 15kg 정도로 조류 중 압도적인 덩치를 가졌단다. 콘도르는 사냥을 하지 않고 오랜 시간 활공하며 작은 동물이나 시체를 찾아 먹는 식으로 살아간다. 수명도 길.. 2023. 4. 21.
남미 여행기 38- 칠레 W트레일 '그레이 빙하 전망대' (2) 2시간이 채 안 걸려 그레이 빙하 전망대에 도착했다. 먼저 그레이 빙하 전망대에 온 사람들이 꽤 있네. 보트에서 내려 바로 왔거나 아니면 캠핑을 한 사람들일 수도 있겠군. 그레이 빙하는 굉장히 오래된 빙하라고 한다. 그레이 호수 뒤쪽으로 보이는 빙하가 꽤 넓다. 두툼한 얼음으로 만든 카펫이 저런 모양일까? 저 빙하 위를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 설산을 배경으로 빙하가 펼쳐지고 그 앞에 비취빛 빙하호까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풍광이다. 그 풍광 앞에서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그레이 빙하호를 둘러보고 짝꿍과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보니 빨간옷을 입고 바위에 누워 있는 사람이 보인다. 설산, 빙하, 빙하호수, 그리고 하늘을 지붕 삼아 바위에 누운 빨간 옷의 트레커. 세상에 저 여유라니... 모든.. 2023. 4. 20.
남미 여행기 37 - 칠레 W트레일 '그레이 빙하 전망대' (1) W트레일 세번째 날이다. 트레킹 준비를 다 해놓고 롯지 정원으로 나간다. 저쪽에 말들이 일찌감치 풀을 뜯고 있다. 말들이 부지런하네. 설산도 모습을 드러냈다. 설산 위로 구름이 한 자락 휘익 장막을 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산뜻한 느낌이다. 저 구름이 설산을 덮어버리기 전에 내가 먼저 가서 영롱하게 빛나는 설산을 영접하고 싶다. 이틀 내리 악천후에 고생했으니 오늘은 제발 해를 벗 삼아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원에는 마가목이 새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다. 마가목은 어디서든 잘 자라는 모양이다. 일본 홋카이도 산자락에서도 보았고, 뉴질랜트 퀸즈타운 뒷산에서도 보았었지. 강렬한 빨강색으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군. 오늘은 안드레 혼자 안내를 한다. 보조 가이드 조나단이 다른 팀을 맡아서 어.. 2023. 4. 19.
남미 여행기 36 - 칠레 W트레일 '이탈리아노 산장' (2) 얼마쯤 걸었을까? 멀리 발 아래 자그마한 건물이 보인다. 우리 목적지가 다 온 것 같아 발걸음이 빨라진다. 오후 1시 20분 이탈리아노 산장에 도착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산장에는 편히 쉴 만한 공간이 없다. 비가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안개가 자욱해지자 안드레는 프란세스 밸리 트레킹은 포기한다고 말한다. 어차피 악천후 속에 고생스럽게 가도 아무 것도 안 보여 전망을 즐길 수 없다고 하면서. 안드레가 여기에서 점심을 먹으라고 하는데 어디에서 먹지? 가만히 보니 화장실 앞 공간에 트레커들의 배낭이 겹겹이 쌓여 있다. 여기 배낭을 던져 두고 프란세스 밸리까지 갔다가 온단다. 프란세스 밸리는 갔다 다시 돌아오는 코스이니 무거운 배낭을 잠시 내려놓고 싶겠지. 전에 두번째 지리산 종주를 할 때도 반야봉에 .. 2023. 4. 18.
남미 여행기 35 - 칠레 W트레일 '이탈리아노 산장 ' (1) 오전 6시 30분, 트레킹 준비를 위해 눈을 떴는데 전기와 난방, 온수가 제공되지 않는다. 여기 역시 태양열로 전기를 해결하는데 예고 없이 중단이 되는 모양이지. 그래도 산중에서 이 정도는 양호하다고 하면서 랜턴을 꺼낸다. 사실 히말라야에서는 제한 정전은 당연한 것이고, 온수는 꿈도 못 꾸었지. 그에 비하면 이번에는 아주 호사스러운 트레킹 일정이다. 부스럭거리며 트레킹 준비를 하는데 전깃불이 들어왔다. 순간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배낭을 들고 나선다. 오전 8시,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한 후 푸데토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가는 길에 보니 설산을 배경으로 빙하호 한가운데 섬이 있다. 섬으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면 아주 예쁜 리조트가 있네. 햐! 이 리조트에서 묵으면 정말 환상적이겠는걸.. 2023.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