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18

남도 여행 셋째날 - 여수 오동도에서

K형! 돌산도를 부리나케 빠져나왔습니다. 다음으로 갈 곳은 오동도인데 여수 수산시장 주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여수 수산시장 안에 생선구이 맛집이 있더군요. 평이 아주 좋은 음식점이었는데 문을 닫았습니다. 오늘이 쉬는 날인지 아니면 코로나 때문에 아예 폐업을 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수산시장 안 식당가에도 빈 가게가 몇몇 보여 썰렁하니까요. 건너편 수산시장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노점상처럼 수산시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더라고요. 주인장이 혼자서 테이블 몇 개 놓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바람에 모듬생선구이가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이름도 낯선 생선이 두 가지나 있더군요. 맛은 좋았습니다. 좀 춥기도 하고 깊은 맛이 나기에 따끈한 된장국을 추가해 먹었습니다. 된장국..

남도 여행 셋째날 - 여수 돌산도 금오산

K형! 이번에는 향일암 뒷산인 금오산에 오르기로 합니다. 제대로 산행 채비를 하고 나서지는 않았지만 금오산은 그리 높지 않으니 산책 삼아 다녀와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금오산 지나 봉황산(해발 460m)까지 가면 좋겠지만 주차를 해둔 곳과 너무 멀어져 금오산만 오르기로 합니다. 금오산 거쳐 봉황산을 다 타려면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던가요. 그런데 이정표를 보니 생각보다 거리가 멉니다. 산에서 오르막길 1.7km면 1시간 정도 걸린다는 말입니다.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아니었군요. 그래도 마음을 먹었으면 행동으로 옮겨야지요. 오전 10시 15분, 가파른 계단길로 들어섭니다. 처음부터 살짝 기를 죽이는 길입니다. 친구는 역시나 거침없이 올라가는군요. 저는 뒤에서 사진도 찍고 경치도 보면서 쉬엄쉬엄..

남도 여행 셋째날 - 여수 향일암

K형! 햇살이 밝게 비치는 아침입니다. 늦잠을 자겠다고 별렀는데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어젯밤 일찍 잠이 들어서 그렇겠지요. 정말 잡다한 꿈도 없이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이 들었습니다. 다리에 근육통이 좀 있기는 하지만 개운하네요.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정리합니다. 오늘은 짐을 차에 싣고 다녀야 합니다. 여수 여행은 오늘까지 마무리하기로 했거든요. 향일암을 향해 가는 길은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아니면 징검다리 휴일이 끼었다고 해도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차량이 거의 없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편도 1차로인 길이 주차장으로 변한다고 했거든요. 전에는 도로가 무척이나 구불구불해 운전을 하기 싫었는데 오늘 보니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핑계로 운전대를 친구에게 맡겼는데요. 오전 9시 2..

여수 오동도

방파제를 따라 걷는다. 동백열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전설이 서린 용굴 먼 바다에 큰 화물선들이 떠 있다. 동백꽃이 많이 피지 않았다. 간혹 꽃을 피운 동백나무도 그리 꽃이 탐스럽지 않고. 이순신장군이 말씀을 새겨 놓은 비석. 만약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단다. 그런 정신으로 왜구를 대적해 싸우셨겠지. 여수엑스포 상징물이 보인다. 마래터널 일제강점기 일본이 강제로 조선인과 중국인을 동원해 만든 식량창고였다고 한다. 곡괭이와 호미로만 파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만성리 검은모래해변 철성분 때문에 검은빛을 띤다고 하는데 모래찜질을 하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사진 2022.04.01

여수 돌산도 금오산

금오산 정상까지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또 힘깨나 쓰겠는걸. 여기도 금오도처럼 깎아지른 절벽이 많다. 경사도 만만치 않아 계단길이 이어지는군. 그야말로 눈 앞에 걸리는게 하나도 없다. 사람의 손으로 일일히 돌을 깔아 산길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노고를 밟으며 걸으려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드디어 금오산 정상. 내처 직진을 하면 봉황산이 나온다고 한다. 주차된 차도 있으니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 향일암을 거치지 않고 임포마을로 바로 내려간다.

사진 2022.03.31

남도 여행 둘째날 - 여수 금오도 비렁길 5코스 ( 심포~ 장지)

K형! 이제 마지막 5코스만 걸으면 됩니다.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5코스는 심포에서 장지까지 3.3km 1시간 30분 소요된다고 안내도에 되어 있습니다. 오후 2시 10분 5코스를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5코스도 초입은 시멘트 도로로 되어 있습니다. 조금은 짜증나는 길이지요. 게다가 오르막길이니 더 힘이 듭니다. 가다가 뒤돌아보니 바다 건너편으로 우리가 걸어온 길이 보입니다. 주로 앞만 보고 걷기는 하지만 산길도 그렇고, 인생길도 그렇고 가다가 한번쯤 뒤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심포 마을을 낀 바다 풍경은 제게 그렇게 말해주는 듯 합니다. 앞에서 걸어가던 친구는 오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으니 이 길이 맞느냐고 의구심을 드러냅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제대로..

남도 여행 둘째날 - 여수 금오도 비렁길 4코스 ( 학동~ 심포)

K형! 다시 길로 들어섭니다. 비렁길 4코스는 학동에서 심포까지 3.2km 1시간 30분 걸린다고 합니다. 쉬엄쉬엄 가도 되겠다 싶은데 친구 다리와 제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군요. 습관적으로 빨리 걷게 됩니다. 3코스보다는 덜하지만 4코스에도 제법 사람들이 있습니다. 3코스를 빨리 걷고 4코스까지 걷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4코스 맛만 보는 것처럼 걷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조금 걸어 오르니 멀리 전망대가 보입니다. 전망대는 사방이 툭 트여 전망이 좋아야 하니 늘 높은 곳에 있지요. 힘들여 올라가야 좋은 풍광을 만난다고 손짓을 하네요. 비렁길을 걸을 때 만나는 전망대마다 좋은 시 한두 편씩이 씌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를 좋아하는 제가 시를 읽지 않고 지나치게 됩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곳도 있고, 하나씩 음미..

여수 금오도 비렁길 5코스

돌담이 유독 예쁜 심포 마을 생태매트를 새로 깔았나 보다. 나뭇가지가 맞붙어 하늘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억새가 우거진 길도 나오고, 돌담으로 경계를 만든 밭도 보이고... 리본에 씌인 내용이 눈길을 끈다. 대부도, 소부도라고 하는 섬이 보인다. 삐딱하게 서 있는 허수아비, 벌 서는 것 같아 안쓰럽다. 금오도에서 안도로 이어지는 안도대교 나무로 만든 전봇대가 아직 있었네. 노래방도 있고, 마을을 알리는 산뜻한 벽화가 인상적인 마을 장지.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는 친구. 작은 건물이 장지대합실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여천항에 내렸다. 배에서 바라본 여천 마을 풍경

사진 2022.03.29

남도 여행 둘째날 - 여수 금오도 비렁길 3코스 ( 직포~ 학동) (2)

K 형! 오른편에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 이어집니다. 이런 길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지요. 안전을 위해 줄을 드리워 놓은 길 안쪽에서 걷다가 사진을 찍을 겸 쉬다 반복합니다. 사실 수도권에서 금오도가 그리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요. 멀기도 하고, 시간 맞춰 배도 타야 하고, 금오도 내 대중교통편도 불편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물론 하루하루 해가 갈수록 체력이 자신할 수 없는 것도 작용하겠지요. 힘이 빠졌습니다. 허리도 아픈 것 같군요. 스마트폰은 방전이 되면 충전을 하면 되는데 저는 방전이 되면 방법이 없습니다. 배터리 기본 성능이 떨어져 소용이 없지요. 친구는 '썬파워'인지 끄덕이 없네요. 빵빵하게 충전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