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1259

제주 여행 마지막날 - 여행을 마치며

오늘 오전 서우봉과 동백동산을 둘러보는 것으로 계획했던 일정이 끝났다.두 군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시간 여유가 있어서 좋고.  이제 차를 반납하고 제주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가 계속 함덕해수욕장 부근에서 놀았으니 오늘 점심도 함덕에서 먹자고 했다.제주공항 가는 길이니 시간도 얼추 맞지 않을까.  천천히 차를 움직인다.오가는 차량이 많지 않고 도로변 마을이 한적해 좋다.드라이브 삼아 가다가 서서 마을 구경을 해도 좋으리라.  함덕해수욕장 부근 서우봉 입구의 생선구이집을 찾았다.음식이 깔끔하게 나온다.모듬구이에 고등어와 갈치, 돔이 나오고.  기분좋게 점심을 먹고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우리는 또 우리가 묵었던 호텔 1층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숙박객에게 주는 쿠폰이 있으면 음료를 ..

제주 여행 마지막날 - 동백동산

다시 차에 오 른다.이번에는 선흘 곶자왈이라고도 하는 동백동산으로 향한다.내비를 보니 15분 걸린다고 나와 있다.바로 코 앞이었네.  오전 9시 5분, 동백동산 주차장에 도착했다.주차장에는 우리 차 외에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우리가 동백동산 입구로 들어서자 동백동산습지센터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나와 반가운 표정으로 간단한 안내를 해 주신다.먼물깍까지 갔다가 한 바퀴 돌아서 나오라고 일러준다..거리가 5.1km라고 되어 있다.1시간 30분쯤 걸리지 않을까 싶다.   동백동산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동백나무가 많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동백나무 외에도 다양한 난대성 나무가 자라고 있단다.동백동산 먼물깍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이 되었고, 동백동산 전체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을 ..

제주 여행 마지막날 - 서우봉

제주 여행 마지막날이다.오후 3시 비행기를 타려면 오전 시간 외에는 쓸 수가 없다.그래서 주변에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오전 7시 45분 짐을 모두 챙겨 나와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차에 오른다.일단 함덕해수욕장 바로 옆 서우봉을 한 바퀴 돌기로 한다.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던가.입구에 보니 안내도가 잘 되어 있다.부지런하게 벌써 서우봉에 올라갔다 오는 사람도 있네.  안내지도를 보고 우리는 서우봉둘레길을 한 바퀴 돌자고 했다.적당한 경사가 있는 언덕길이 걷기에 좋다.거기에 왼편으로 함덕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으니 전망은 두 말할 필요가 없고.물론 하늘이 파랗고, 바닷물빛이 에메랄드빛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지금 비가 내리지 않고 우리를 날려버릴 만큼 강풍이 불지 않는 ..

제주 여행 넷째날- 함덕해수욕장의 밤 풍경

호텔로 들어와 잠시 쉰다.내일이 마지막날이니 슬슬 짐 정리도 해야지.같은 호텔에서 연박을 하니 편하기는 했다.  방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을 겸 나가기로 했다.역시 바닷바람은 거칠 것 없이 몰아친다.그래도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멀리 보이던 구조물까지 가 보기로 했다. 연휴가 끝난데다 바람이 거세고 추워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옷깃을 여미고 목을 움츠리고 걷느라 정신이 없다.제주 날씨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는군.  바닷가를 지날 때 늘 불을 깜빡이던 자그마한 다리가 있었지.좀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했다.날씨가 좋지는 않지만 오늘은 거기까지 가 보기로 한다.  다리가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강하다.바닷바람에 속수무책이기는 하지만 씩씩하게 걷는다.가다 보니 전에는 주민들이 어..

제주 여행 넷째날 - 방림원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친구는 남은 시간 선배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한다.대학시절 동아리 선배라고 하는데 전에 왔을 때 신세를 진 적이 있다나.다행히 두 분이 근무하는 곳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차는 이제 노형동으로 달린다.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친구는 잠깐 선배를 만나고 나왔다.커피를 다 마시기도 전에 친구가 오기에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하니 선배가 진료중이라 한참 시간을 낼 수도 없단다.  바로 차를 옮겨서 이번에는 한라병원으로 간다.여기는 대형병원이니 1층 로비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어디나 대형병원에 오는 사람들 표정은 비슷하다.  한 것도 없는데 배는 고프다.오후에 무얼 할까 하다가 다시 저지문화예술인마을로 가기로 했다.거기에는 선택지가 많으니 가..

제주 여행 넷째날 - 비밀의 숲

느지막히 일어나 '비밀의 숲'이라는 곳으로 향한다.이름은 그럴 듯한데  어떤 곳인지 잘 모르겠다.숙소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다.그런데 들어가는 입구가 비포장도로이다.이런 데를 사람들이 찾아간다는 말이네.도대체 어떤 곳일까?  매표소인 옥색 미니자동차가 비밀의 숲을 상징한다고 그랬다.비가 철철 내리는데 비밀의 숲을 방문한 사람은 우리뿐인지 매표소에서 사람이 반색을 한다.안내판에 있는 지도를 보고 한 바퀴 돌면 된다고 한다.무슨 대단한 것이 있다고 이 비를 맞고 청승이래?혼자서 구시렁거려 본다.성격상 호텔방에서 종일 빈둥대는 건 체질에 맞지 않으니 나온건데 실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건 사실 제주에서 별로 없다.전에 방문했을 때 날씨 탓에 미술관, 박물관을 많이 다니기도 했고.   오늘은..

제주 여행 셋째날 - 수월봉 지질트레일

기분좋게 맛난 점심을 먹고 나니 흐뭇하다.이제 어딘가를 걸으면서 소화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주변을 산책하는 동안 찾아본 결과 수월봉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이번에는 수월봉으로 향한다.   수월봉은 오래 전 어머니 米壽 기념으로 언니네와 제주도 여행을 할 때 한번 와본 곳이다.수월봉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옛날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약재를 캐러 왔다가 누이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녹고는 슬픔을 못 이겨 17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이 녹고의 눈물이 곧 녹고물이라고 전하며 수월봉을 '녹고물 오름'이라고도 한다.  수월봉은 전망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정상에 서 있는 흰색 천문대가 인상적이고, 바다에는 시원스럽게 풍력발전기가 돌아갔었지.날이 좋으면 멀리..

제주 여행 셋째날 - 제주를 먹다

이제 점심을 먹을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어제 호텔 방에서 열심히 찾은 곳으로 가자고 친구에게 제안을 했다.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는 음식점이 많지 않다.가다 보니 가성비 좋은 뷔페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 맛도 무난하겠지.여기를 또 온다면 저기를 가 봐도 좋지 않을까.  우리가 가는 곳은 생각보다 저지리에서 꽤 머네.저지문화예술인마을 근처 맛집을 찾았는데 한참 간다.구불거리는 길을 계속 운전하는 친구에게 미안해서 내가 운전을 해도 된다고 했다.친구는 묵묵히 앞만 보고 운전을 한다.  우리가 찾던 음식점에 도착했다.동네 한 켠에 있는 작은 이태리 음식점이다.이름도 재미있게 '재미제주'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은데 테이블이 다섯개였다.공간이 그리 넓지 않은데 테이블 간격이 넓은 것도 ..

제주 여행 셋째날 - 제주 현대미술관

오늘은 여유를 부려 본다.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금세라도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군.바람은 역시나 세차다.  간단한 차림으로 로비에 내려가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향에 젖어 본다.브런치로 유명하다는 카페 분위기도 차분하니 좋다.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진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다.    이제 저지문화예술인마을로 향한다.차로 1시간 넘게 달려야 한다.전에 갔을 때 현대미술관, 김흥수미술관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게다가 근처 예술인들이 작업장으로 사용하는 집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었지.다들 개성이 있어서 공간도 독특했다.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미술관에 도착했다.오늘은 월요일.대부분의 국, 공립미술관은 월요일에 휴..

제주 여행 둘째날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에서 (3)

오후 1시 25분, 갈림길에 도착했다.여기에서 올라가면 윗세오름을 거쳐 백록담에 갈 수 있다.10여년 전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였을 때 여기가 그 무렵 개방된 코스라 하여 이 코스로 한라산 등산을 한 적이 있다.가다가 적설량이 많아 통제되기는 했지만 힘들게 러셀을 하면서도 즐겁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내려가면 된다.버스정류장까지 가서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가는 길도 꽤 멀다.억새가 우거진 길도 기억이 나는군.노루가 멀뚱멀뚱 눈 쌓인 길을 헤치며 산을 오르는 우리를 바라보았었지. 돈내코 탐방안내소를 지나 도로로 내려섰다가 묘지가 이어진 길로 들어선다.혹시나 비를 피할 곳이 생겼나 하고 눈을 씻고 보아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 탐방 안내소도 조용해서 그저 얼른 우리 차가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