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1259

제주 여행 둘째날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에서 (2)

가다 보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이곳에 하치마키 도로를 만들던 흔적이 남아 있단다.착암기 구멍이 9개 확인된다고 한다.제주에는 특히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진지를 비롯해 일제와 관련된 흔적들이 참 많다.역사의 현장을 지나면서 우리가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새삼스레 생각하게 된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엔 4.3 주둔소가 나온다.여기는 우리끼리 싸운 흔적 아닌가.제주도는 이래저래 참 아픈 흔적이 많은 곳이구나.  계곡을 몇 번이나 건넜는지 모르겠다.계곡을 건너는데 좀 위험한 곳도 있었다.친구가 계곡을 건너다가 바위를 잘못 딛어 또 넘어졌다.동백길 입구에서 한번 넘어지고 난 후 너무 긴장을 하고 걸어서 힘들다고 하더니만 또 미끄러진 것이다.친구가 넘어질 때마다 내가 더 놀라..

제주 여행 둘째날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에서 (1)

아침 7시.6시쯤 잠이 깼지만 7시 알람소리에 맞추어 일어난다.먼저 창문을 열고 날씨부터 확인한다.제주도에 오면 매일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일이지.제주도 날씨는 워낙 변화무쌍하니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았는데 비는 안 오고 안개는 10m 앞도 안 보일 정도로 두껍게 끼었다.바로 앞도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별이 안 되는군.  비가 안 오니 계획대로 한라산둘레길을 걷기로 했다.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어젯밤과 같게 저녁에 비가 내린다고 되어 있다.일단 믿어 보자.여행 내내 날씨가 도와주면 본래 계획대로 걸을 수 있으련만 그렇지 않다면 절기상 4구간 동백길이 좋지 않을까 싶어 우선 11.3km 동백길을 걷기로 했다.컨디션과 날씨가 좋다면 5구간인 수악길을 이어 걸어도 되겠지..

제주 여행 첫째날 - 제주로 가는 길

3월 초 황금 연휴가 이어진다.친구가 쉬는 날까지 합하면 무려 닷새.어디에서 봄맞이를 할까 고민하다가 급하게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급히 예약을 하려니 비행기 티켓이 비싸고 늦은 오후 좌석밖에 없다.하루는 그냥 허비하는 셈이네.  오후 4시 1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해 셀프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치는데 배터리 관련 방송이 끊임없이 나온다.최근 비행기 사고가 잦아 예방 차원에서이겠지만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친구와 일찌감치 탑승장으로들어가 운동 삼아 통로를 몇 바퀴 돌기로 했다.김포공항도 저비용 항공사가 생긴 후 규모가 많이 커졌다.나라 크기나 인구에 비해 저비용 항공사가 많은데 덕분에 경쟁이 치열해져 제주뿐 아니라 일본이나 동남아 등을 싼 가격에 쉽게 오가게 되었지.  걷다가 비행기..

영월을 다녀와서 9 - 산골 마을 둘러보기

K형!  오전 11시 40분, 어느 새 모운동에 도착했습니다.한낮인데도 모운동은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습니다.정말 고요한 마을이군요.  아침에 본 모운동 마을호텔에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 봅니다.모운동 마을호텔은 호텔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숙박이 가능한가 했더니만 간단한 식사와 차만 가능하다고 합니다.EBS와 tvn 방송국이 이곳 모운동에 와서 촬영을 했다고 하네요.모운동 마을호텔 앞에 텔레비전에서 본 익숙한 얼굴들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그래서 모운동이 많이 알려졌나 봅니다.   모운동에서 점심을 먹을 곳을 찾는 건 무리이다 싶어 일단 차에 오릅니다.차를 타고 구부러진 길을 천천히 내려가는 동안 음식점을 찾아야지요.부지런히 스마트폰 검색을 하니 '심심산골 건강밥상'이라는 곳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네요. ..

영월을 다녀와서 8 - 운탄고도1330 3길 (2)

K형!   다시 길을 따라 걷습니다.응달에는 눈이 좀 쌓여 있군요.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급할 것도 없으니 쉬엄쉬엄 걸어갑니다.  또 안내문이 하나 보입니다.여기는 노천탄광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그러고 보니 검은색 절벽(?)이 보입니다.영월은 곳곳이 다 탄광이었군요.   검은색 절벽을 보니 학창시절 교실 난로에 불을 피우던 시커먼 조개탄 생각이 납니다.조개탄이 부족하면 근처 산에서 솔방울을 주워다 불쏘시개로 사용하곤 했지요.솔방울은 금세 타서 재가 되는데 조개탄은 화력이 좋아 열기가 오래 가지요.불땀이 좋은 조개탄을 실컷 때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당시 집에서 난방 연료로 쓰던 연탄은 참 많은 사연을 만들어 내었지요.집집마다 연탄가스로 병원에 실려가던 사람들이..

영월을 다녀와서 7 - 운탄고도1330 3길 (1)

K형!  오전 7시쯤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챙깁니다.오늘 운탄고도1330 3길 일부 구간을 걷기로 했지요.어제 얻은 책자에 의하면 운탄고도1330 3길은 모운동에서 예미역까지 총 길이 19.83km로 5시간 30분 걸린다고 나와 있습니다.우리는 모운동에서 싸리재 삼거리까지 5km 정도 갔다가 되돌아올 예정입니다.   오늘 영월 날씨는 맑음, 영하 10도의 기온을 보이는데 다행히 바람이 잔잔합니다.중무장을 했지만 산바람이 거세면 체감온도가 많이 떨어지니 걱정이 되기는 하지요.살짝 춥다 느껴지지만 걷다 보면 몸에 열이 나겠지요.걷기에 딱 좋은 날입니다.  모운동으로 가는 길은 한적한 시골길입니다.겨울이라서인지 오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군요.산길이니 뱀처럼 구불구불 올라가는 건 당연한 것이고요.  ..

영월을 다녀와서 6 - 하루를 마무리하며

K형!  저녁을 먹고 어쩌다가 별마로천문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영월에서 꽤 유명한 곳이지요.호텔에 일찍 들어가도 할 일이 없으니 친구는 별마로천문대 건물이라도 보고 오자고 합니다.어차피 별마로천문대는 별을 보는 곳이고, 별을 보려면 밤에 방문해야 하니 시간도 적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다행히 오늘 날씨가 구름도 없어 별을 보기 좋겠군요.  별마로천문대 가는 길에 공사로 차량 출입을 통제한다는 문구를 도로변에서 언뜻 본 것 같기는 합니다.차를 타고 가면서 보았으니 제대로 보지는 못 했지요.새해부터 그런다고 본 것 같습니다.  지도에서 보았을 때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데 거리가 꽤 멀더군요.정말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입니다.가로등도 없는 산길에 경사가 심하니 시속 30km 정도 가야 합니다.혹시나 마주오는 차..

영월을 다녀와서 5 - 동강사진박물관

K형!  해가 설핏해지기는 했지만 저녁을 먹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입니다.그래서 박물관 도시인 영월에서 박물관을 한 군데 방문하기로 했습니다.저는 라디오스타박물관이나 동강사진박물관에 끌렸는데 친구의 의견을 물으니 종교미술박물관을 가자고 합니다.친구가 종교에 관심이 많고, 선돌에서 종교미술박물관이 가까우니 그곳에 가기로 합니다.  차는 좁은 길을 달립니다.아니 달릴 정도가 안 됩니다.마주오는 차가 있으면 후진을 해서 밭 가장자리로 길을 비켜주어야 할 정도로 좁은 길이거든요.오른쪽으로 도랑이 있고요.산그늘 때문에 길도 어두운 느낌이 드는군요.물론 가로등도 없는 길이고요.친구는 무슨 박물관을 이런 곳에 만들어놓았느냐고 투덜거리면서 운전을 합니다.정말 산골입니다.  겨우 종교미술박물관 앞에 도착하니 문이 굳게 닫..

영월을 다녀와서 4 - 장릉, 선돌

K형!  이번에는 단종의 묘인 장릉으로 차를 달립니다.장릉은 전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조선시대 다른 왕릉들과 달리 멀리 외따로 떨어져서 참 소박하다 생각을 했었지요.   조선 5대 문종의 아들로 태어난 단종은 세종 임금이 무척이나 아끼던 손자였다고 합니다.문종이 일찍 세상을 뜨는 바람에 12세에 왕위에 오르게 되지요.그러나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는 바람에 단종은 상왕으로 물러났다가 사육신의 단종 복위운동이 일어나는 바람에 청령포로 유배를 오게 됩니다.이번에는 금성대군 등의 단종 복위운동이 발각되어 피바람이 불고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일이 벌어집니다.단종은 여름철 장마로 청령포가 잠길 우려가 있어서 관풍헌으로 옮겨 있다가 사약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아무도 단종의 시신을 거두지 않자 영월 호방이었던..

영월을 다녀와서 3 - 영월관광센터

K형!  다시 배를 타고 나와서 영월관광센터로 향합니다.영월 여행 관련된 자료를 얻고 '운탄고도 1330'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영월은 인구소멸위기에 처한 소도시인데 영월관광센터에 엄청난 공을 들였군요.외곽에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얼마나 찾을까 싶으니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듣지는 않을까요?   영월관광센터 앞쪽에 '운탄고도 1330'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입니다.이곳에서 '운탄고도 1330' 1길이 시작되지요.운탄고도 1330은 총 길이 173.2km, 평균 고도 546m로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하여 삼척 소망의 탑까지 이어지는 의미있는 길이지요.최고 높이 1,330m의 정선 만항재를 포함해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고, 한때 지역과 대한민국의 부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