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916

영화 ' 콘크리트 유토피아'

비 내리는 수요일 바깥에서 하는 일이 번거로워 영화관을 찾았다. 오랜만에 우리나라 영화를 선택했다. 관람료 상승에 OTT의 약진 등으로 우리나라 영화가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영화들이 그래도 선방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반가웠다. 이병헌, 박서준, 이보영 등 일단 믿고 보아도 되는 주연급 배우들도 한 몫을 했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라...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자신의 행복은 영원할 거라고. 그래서 자기만 잘 살면 될 거라는 착각. 부자 아파트는 붕괴하고 황궁아파트라는 서민아파트만 멀쩡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가를 영화는 보여준다. 사실 부자라고 다 이기적이고 서민이라고 모두 다른 사람 배려..

知天命에 畵答하다; 고대박물관

권진규와 권진규의 일본인 전처 도모가 승려로 표현된 작품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고대박물관을 찾았다. 참 오래된 물건을 보자 와락 반가운 마음이 들어 친구가 의자에 앉아 책자를 보고 있다. 전국광 '積' 도상봉 '석양의 미륵도' 박수근 '복숭아' 오지호 ' 항구' 신장식 '금강산 만물상- 생명력' 늘 수묵화로 된 금강산 풍경만 보다가 화사한 색으로 칠해진 금강산을 보니 마음마저 환해지는 느낌이다. 색감이 참 독특하다. 자신의 모습을 비구승으로 일본인 전처 도모를 비구니로 표현해 다음 생에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다. 나란히 놓인 두 작품 앞에 서니 가슴이 시린 느낌이다.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먹먹하다. 정현 '무제' 침목을 사용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오용길 '..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 - 예술의전당

라울 뒤피가 고향을 생각하며 그렸다는 그림에는 주로 파란색이 쓰였다. 고향에서 오래 살지 않았지만 고향이 그에게 끼친 영향은 컸다는 말이겠지. 예술을 하는 작가들에게 고향은 늘 영감의 원천 아니었을까. 양귀비꽃과 밀 이삭이 있는 풍경 라울 뒤피는 유명 디자이너와 손잡고 의 상디자인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을 구분짓는 꽉 막힌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일까? 경제적으로 고통받던 우리나라 작가들을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라울 뒤피의 작품을 보면서 자유분방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한국 근현대 작가전; 소마미술관

가 보아야지 하고 벼르던 올림픽 공원 내 소마미술관을 찾았다. 1950년대, 이중섭 '가족과 비둘기' 1956, 이중섭 '회색 소' 1953~54, 이중섭 '황소' 1936, 이인성 '기도하는 소녀' 1950년대 후반, 박수근 '골목 안' 안타깝게 나혜석의 작품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1977, 최욱경 '환희' 1955, 김환기 '산' 1966, 유영국의 '산' 1938, 유영국 '작품 R3' 1948~49, 이쾌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930~35, 배운성 '가족도' 1963, 변월룡 '자화상' 디아스포라 변월룡의 작품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러시아에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타국 출신에 대한 차별을 겪었을 심정이 짐작이 된다고나 할까. 1982, 황용엽 '인간' 1956~57, 권진규 '말과..

권진규의 영원한 집; 남서울미술관

벨기에 영사관이었던 남서울미술관에서 조각가 권진규의 작품세계에 대해 작가의 조카가 해설한다는 소식을 알고는 얼른 발걸음을 했다. 가까이에서 작가를 보던 사람의 시선으로 작품에 대해 해설을 해 주면 아무래도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작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를 대대적으로 했다. 권진규의 동생 등 가족들이 어렵게 권진규의 작품을 모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을 했다던가. 고마운 일이다. 자신을 따르던 여학생들을 모델로 한 작품이 많다. 함흥 출신 권진규가 말을 좋아했다던가. 그래서 馬頭를 만든 작품이 많다. 이 작품은 이중섭의 소 그림을 보고 감명을 받아 만들었다는 작품. 한때 같은 집에 살았다던 조카 허명회 교수의 해설을 들으며 가슴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과 ..

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

완전 자율주행자동차를 연상하며 디자인한 작품 2007, 영국 파빌리온, 상하이 엑스포 2012, 런던올림픽 성화대 2012, 영국 런던 루트마스터 버스 2006, 익스트루전 2002, 영국 런던 파터노스터 환풍기 환풍기도 이렇게 만들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다. 2009, 미국 뉴욕 베슬 2021, 영국 서리 UCB 캠퍼스 2022~, 대한민국 강원도 코어 2020, 중국 하이난 하이난 아트센터 2001, 일본 가고시마 가고시마 사원 2007, 영국 리틀햄튼 이스트 비치 카페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 사계> 경기도미술관

1929, 김종태 '사내아이' 1929, 이종우 '모부인상' 1940년대 이인성 '여인의 초상' 1960, 이쾌대 '항구' 1966, 문학진 ' 가을' 1969, 문학진 '여류음악가' 노수현 1991, 이종상 '조국, 원형상 91-65' 1978, 오지호 '여수항 풍경' 1979, 박고석 ' 홍도 풍경' 1980년대, 박고석 ' 외설악' 2005, 강요배 '나무빛' 1959, 도상봉 '라일락' 1974. 도상봉 '개나리' 1960년대 초 김기창 ' 소와 여인' 1992, 고영훈 ' 지성인' 1970년대, 김흥수 '포즈' 1980, 최종태 ' 서 있는 사람' 1965년경, 권진규 '마두' 1984, 박생광, '투우도' 1986, 하인두 '무제' 1977, 하인두 '만다라' 1975, 김영주 '인간들의 계절..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

더운 날씨에 친구들과 어디에서 놀까 하다가 시원한 영화관을 찾기로 했다. 전부터 관심이 있던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알고 보니 이 영화는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네. 우연히 버려지는 유기견을 입양하게 된 존과 몰리 부부. 반려견 토드가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도시를 벗어나 자기들이 가진 돈으로 장만할 수 있는 L.A의 황무지를 사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토드와 돼지 엠마, 양, 닭들과 함께 하는 삶이 이어지는데... 얼마나 다양하고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질까?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물론 자진해서 그들을 돕는 전문가도 있지만 한 가지를 해결하고 나면 열 가지 일이 생긴다는 존의 말이 과장이 아닐 것이다.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지만 스스로 관리가 자신없어서 아파트에 사는..

해양문화 '조기, 명태, 멸치'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조기, 명태, 멸치를 라는 이름으로 조명해 보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했다. 북어 한 마리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해산물 소비 1등 국가라고 한다. 하도 어린 명태를 많이 잡아서 이제 명태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그만큼 명태로 만든 음식을 좋아하고 즐긴다는 말에 다름 아니겠지만 말이다. 수온의 변화 탓도 있겠지만 씨를 말리는 조업은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 모두가 지양해야 할 일 아닐까. 제삿상에 올라가는 조기도 가격이 천청부지로 올라서 쉽게 먹기 어려운 생선이 되었다. 조기는 떼로 몰려다니면서 우는 소리를 낸다던가. 지금이야 어군탐지기를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조기 울음소리를 듣고..

영화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

영화를 열심히 찾아보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영화 음악 하면 '엔니오 모리꼬네'를 떠올릴 정도로 그 이름을 많이 들었다. 그런 대가가 나랑 동시대에 살았다고 한다. 2020년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영화 음악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찾아 보았다. 내가 알고 있고 직접 관람한 영화 중에서도 영화음악을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작품이 다수였다. 하기는 누구든 알 만한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러브 에페어', '시티 오브 조이' 등등 그 중에서도 '황야의 무법자'를 시작할 때 나오는 휘파람 소리는 정말 압권이었다. 악기 외에도 다른 것을 음악에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