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916

안양시립합창단 기획공연 '퇴근길 음악회'

음악회에 간 지 꽤 되었다. 어디에서 음악회 소식이 없나 궁금하던 차에 안양시립합창단 음악회 소식이 들렸다. 친구와 약속을 하고 포근한 봄날 평촌아트홀을 찾았다. 선착순 티켓을 배부한다기에 서둘러 가서 평촌아트홀 뒷산인 갈산을 산책한 후 음악회에 참석했다. 음악회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곡들로 선곡이 되었다. 봄밤에 딱 어울리는 곡이라고나 할까. 이번에는 합창뿐 아니라 독창에 중창, 혼성중창까지 다채롭게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평소와 느낌이 좀 달랐다. 게다가 친근한 느낌을 주는 지휘자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다 보니 어느 새 음악회가 끝나 있었다. 전문 클래식 애호가들이 아니니 편안한 시간을 만들려는 지휘자의 배려가 돋보인다고나 할까. 반도네온 연주를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남미..

Van Cleef & Arpels '시간, 자연, 사랑'

성수동 d뮤지엄을 찾았다.전에 한남동에 있을 때 가 보았는데 최근 서울숲역에서 연결되는 신축빌딩으로 이사를 했다.d뮤지엄에서 하는 전시라고 하면 일단 어느 정도 신뢰가 간다.어떤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릴까 기대가 되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정말 황홀하다. 목걸이, 귀고리, 시계, 반지, 팬던트, 브로치 등등 다양한 하이 주얼리 작품을 보여주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보석이 있다는 걸 전시를 보며 알았다.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한 사람이 아니라 주얼리 디자인, 어울리는 보석 주문, 보석 진위와 품질 감정 등등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이런 작품이 나온다.물론 원하는 보석을 구하지 못할 때에는 한없이 기간이 길어지기도 할..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인연이란 과연 무엇일까?이 영화를 보면서 한 생각이다.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관람했다.셀린 송 감독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데뷔작부터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누렸다.한국계 캐나다인인 감독은 외국어에는 없는 단어 '인연'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해성과 나영.서로 좋아하던 둘은 한 반에서 친하게 지내다가 12살에 나영이 갑자기 캐나다로 이민을 가면서 헤어지게 된다.그리고 세월이 흘러 해성은 나영을 잊지 않고 SNS를 통해 나영을 찾는다.12년만에 SNS로 소통하던 둘은 다시 12년이 흘러 드디어 만나게 된다.그러나 나영은 이미 미국인 아서와 결혼을 한 상태...  두 사람의 인연은 제목처럼 과거에 묶여 있다.전생이라고나 할까.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김종영미술관 특별초대전 '龍, 用, 勇'

작가 김종영의 自刻像이 반겨주는 김종영미술관. 작가 김종영을 생각하면 구도자 같은 느낌이 든다. 올해가 용의 해였지. 그래서인지 세 가지 뜻을 가진 '용'을 표현하는 전시가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龍, 用, 勇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드는 김을의 작품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인가? 삶의 현장을 담고 있어서인지 역동성이 느껴진다. 전등을 들고 있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상품을 포장했던, 버려지는 비닐종지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 눈에 띈다. 많은 인물들 표정이 제각각이다. 우리는 그렇게 모두 각자의 개성이 있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小山秘境 ;SubIime Beauty of Sosan> 박대성 해외 순회 기념전

외국에서 찬사를 받은 박대성의 금의환향 전시라고 해서 평창 가나아트센터를 찾았다. 전에 인사동 전시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서 부지런히 발길을 했다. 대작들이 워낙 많아서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런 것이 나뿐일까? 경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특히 많다. 꿈틀꿈틀하는 노거수가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꼭 지금 같은 시기 버드나무의 색감이다. 보기만 해도 하나 가득 봄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이다. 한 팔로 작업을 하는 작가의 모습 분황사 탑인가?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경주 삼릉 부근 풍경인 것 같다. 작가는 모름지기 '신라인'이 아닐까. 우리 민족이 소를 좋아하기는 하는가 보다. 작가 박대성 역시 소 그림을 그렸다. 작..

'HELLO Spring' 안양시립합창단 제132회 정기연주회

한동안 공연을 감상하지 못해 답답하던 차에 평촌아트홀에서 음악회가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봄 소식이 날아온 것처럼 반가웠다. 본인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물론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문화적 갈등을 풀어줄 수 있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엉뚱한데 쓰이고 줄줄 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세금은 얼마든지 낼 의향이 있다. 구노의 '아베마리아'로 무대가 열렸다. 늘 듣던 음악이지만 조선시대 말 구노의 친구가 우리나라에 와서 순교를 한 후 구노가 친구를 생각하면서 만든 음악이라는 해설을 들으니 느낌이 달랐다.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고, 아는 만큼 느낌도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다. 2부 무대는 우리 가곡으로 이..

전시 '스투파의 숲'

남인도의 불교 문화를 보여 주는 전시가 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스투파의 숲' 인도는 땅이 넓어 남과 북의 문화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땅도 넓은데다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으니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또한 인도에는 신이 얼마나 많은가. 석가모니는 인도의 북쪽에서 태어났는데 남쪽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그 문화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꽃 스투파로 들어가는문을 장식하던 조각 일부 전설 속 동물 마카라 마카라 X 사자 = 새로운 상상 속 동물 19세기 영국의 인도 고대 불교 유적 조사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 알렉산더 커닝햄이다. 현재 남아 있는 산치, 바르후트 등 인도의 대표적인 스투파 유적을 조사했다. 그리고 스케치로 남..

오사카 파노라마전

100세가 되어서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을 보면 경이롭다. 특히 미술 분야에서 장수하는 작가들이 많은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른 세상 일에 관심을 끊고 작업에 몰두하기 때문일까? 물론 성공한 작가에 해당하겠지만.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카게에 거장'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전을 관람했다. 동양의 디즈니라고 불린다던가. 우리나라에서 일본 작품을 볼 기회가 많지는 않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 침략을 받은 기억이 우리나라 사람들 골수에 스며 있어 약간의 심리적 거부감이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접하는 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빛과 그림자를 형상화한 이런 장르를 '카게에'라고 부른단다. 맞다. 세상이 알고 보면 모두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소풍'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 원로 배우 김영옥과 나문희, 박근형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소풍'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하고 약속장소에 나가는 버스에서 본의 아니게 동네 선배에게서 소풍 내용을 들었다. 개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차라리 모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해의 중학교 동창이자 사돈지간인 금순과 은심. 둘은 단짝이다. 은심은 하나뿐인 아들이 사업 실패로 돈을 요구해 집을 팔아야 할 지경에 이른데다 파킨슨병에 걸렸고, 금순은 허리 통증에다 남해 시골집이 리조트 건설로 사라지게 생겼다. 그런 두 사람이 자식의 문제로 골치를 썩이다가 마음을 합쳐 곱게 차려 입고 함께 소풍을 간다는 이야기이다. 천상병의 시 '소풍'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영화 '건국 전쟁'

지난 수요일 ' 건국전쟁' 관람했습니다. 현대사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 카더라'에 저도 물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승만의 노욕이 결국 4.19를 불러왔다고 생각했거든요. 일정 부분 그런 것도 있겠지만 부정선거가 이승만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가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몇 번 울컥 했지요. 그리고 한 나라의 건국 대통령이 말년에 병원비도 없어 남의 나라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으며 하와이에서 영면했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더군다나 하와이에서 '이승만의 날'을 지정하려 하자 우리나라 시민단체가 찾아가 반대하고 갈등을 조장했다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더군요. 왜 우리나라는 남아 있는 기록에 의한 역사가 전달되지 않고 목소리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