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열심히 찾아보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영화 음악 하면 '엔니오 모리꼬네'를 떠올릴 정도로 그 이름을 많이 들었다.
그런 대가가 나랑 동시대에 살았다고 한다.
2020년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영화 음악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찾아 보았다.
내가 알고 있고 직접 관람한 영화 중에서도 영화음악을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작품이 다수였다.
하기는 누구든 알 만한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러브 에페어', '시티 오브 조이' 등등
그 중에서도 '황야의 무법자'를 시작할 때 나오는 휘파람 소리는 정말 압권이었다.
악기 외에도 다른 것을 음악에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준 음악가라 하던가.
그렇게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엔니오였지만 한때 자격지심에 시달렸던 것 같다.
정통 클래식을 공부했지만 상업적인 영화 음악을 작곡한다는 사실에 말이다.
영화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스승으로부터 인정받기까지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어느 분야든 벽이 있는데 특히 순수예술이라고 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벽을 높이 쌓는 것 아닌가 싶다.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을 때 울컥 하는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혹자는 그를 바흐나 베토벤, 모차르트에 비견하기도 한다.
그는 생전에 자신이 200년 후에도 인구에 회자된다면 그래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음악을 맡았던 많은 영화들이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이 찾게 되는 명화들임에 그는 200년 후에도 확실하게 사람들이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임에도 엔니오의 인간적인 면과 순수함, 그리고 그 재능에 반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 음악을 골고루 듣는 재미는 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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