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친구들과 어디에서 놀까 하다가 시원한 영화관을 찾기로 했다.
전부터 관심이 있던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알고 보니 이 영화는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네.
우연히 버려지는 유기견을 입양하게 된 존과 몰리 부부.
반려견 토드가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도시를 벗어나 자기들이 가진 돈으로 장만할 수 있는 L.A의 황무지를 사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토드와 돼지 엠마, 양, 닭들과 함께 하는 삶이 이어지는데...
얼마나 다양하고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질까?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물론 자진해서 그들을 돕는 전문가도 있지만 한 가지를 해결하고 나면 열 가지 일이 생긴다는 존의 말이 과장이 아닐 것이다.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지만 스스로 관리가 자신없어서 아파트에 사는 나 같은 사람은 감히 생각할 수도 없겠지.
게다가 화재나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순식간에 많은 걸 삼켜버리지 않는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연친화적인 농장을 만들어 70종 10,000여 그루의 과실수와 여러 가지 작물들, 그리고 돼지, 염소, 닭, 오리, 소 등과 함께 하는 삶을 일궈 나가고 있는 두 사람을 응원하고 싶다.
시골 출신이어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돼지 엠마가 새끼를 낳는 장면은 매우 사실적이어서 눈을 살짝 감게 되기도 했다.
한 배에서 그렇게 많은 새끼를 낳을 수도 있구나.
농장이 자리를 잡을수록 나이 들어가는 엠마를 보게 되는데 마음이 조금 안쓰럽다.
모든 생물이 나이 들어 죽음을 맞게 되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이 농장은 우주다.
생로병사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가능할까 싶은 일들을 씩씩하게, 때로는 무모하게 추진한 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될까.
그들의 삶도, 그리고 농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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