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인호가 암투병 중에 집필했다 해서 화제가 된 책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읽었다.
제목에 모순어법이 쓰였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본연의 소설세계인 현대소설로 돌아왔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초기에 '겨울 나그네', '깊고 푸른 밤', '타인의 방' 등 현대소설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가 한동안 역사소설, 구도소설로 떠돈 느낌이다.
그러다가 다시 현대소설에서 인간의 소외를 다루는 소설을 쓴 것이다.
어떤 작품이든 그렇겠지만 작가가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썼다는 말에 독자도 덩달아 진지해지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은 늘 보는 아내가, 누나가, 그리고 자기가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낯익은 타인들'이라고 느낀다.
자신이 여태까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고 누군가 그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늘 모습을 바꾸어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렇다. 세상은 그렇게 낯익지만 마음을 줄 수 없는 상대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란 바로 그런 곳 아닌가.
그렇게 허랑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이 현대 아닌가.
아니 어쩌면 그렇지 않을 경우 사는 것이 힘겨운 곳이 바로 도시 아닌가.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낯은 익지만 내가 알던 그 사람들이 아니라고 느껴진다면 어떻게 할까?
'책갈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 왕을 말하다 2 (0) | 2011.11.22 |
---|---|
조선 왕을 말하다 1 (0) | 2011.11.16 |
낯익은 세상 (0) | 2011.11.03 |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0) | 2011.10.27 |
동물원 (0) | 2011.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