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연극 '코리올라누스'를 보고

솔뫼들 2005. 12. 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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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동연우회에서 하는 연극 '코리올라누스'를 보았다.

화동연우회는 경기고등학교 동문 연극반이 운영하는 연극 모임이다. 해마다 12월이면 어김없이 연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리는데, 경기고 동문들 중에 산에 함께 다니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티켓을 얻곤 한다.

 

 올해 연극은 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셰익스피어 원작이라는데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집정관과 원로원, 그리고 호민관 사이에 암투를 통해 요즘 우리 시대를 풍자하고 있었다.

 

 '코리올라누스'는 다른 나라들을 정복한 장군에게 붙여진 칭호이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국가를 지키고 돌아왔는데 시민의 대표로 선출된 호민관이 시민들을 동원해 코리올라누스의 집정관 선출을 방해하고 코리올라누스는 추방된다. 배신감에 떨던 코리올라누스는 적국에 가서 로마를 자진해서 치겠다고 부추겨 로마로 쳐들어가는데 다른 모든 사람들의 설득에는 안 넘어가는데 어머니의 설득에 그만 발길을 돌린다. 그 후로 적국에서 그는 적장에게 살해를 당해 삶을 마감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정치뿐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도 이런 일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감투만 쓴 채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노조 간부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 노동계가 어디로 가고 있나 의구심이 든다. 사실 진짜 노조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힘이 약하고 규합이 안 되어 그들의 권리를 찾을 수조차 없는데 대기업 '귀족노조'라는 말을 듣는 노조들이 좌지우지하는 실상을 보면 누구를 위한 노조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자신들이 경영자라면 지금처럼 노조에게 경영권을 달라거나 아니면 기업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 역지사지해야 한다. 물론 노조가 있어서 노동현장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 과정에 뿌려진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폄하할 생각도 없다. 그러나 기업과 노조가 윈-윈 게임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한다면 머지 않아 이 땅에 기업을 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국가 경제는 차치하더라도 우리에게 과연 일자리가 남아 있을까 열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연극을 보면서 새삼스레 멀리 내다보고 깊이있게 행동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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