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인도에서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밖을 둘러봅니다.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하는지 거리는 어제보다는 덜 하지만 아침부터 부산합니다.
지난 밤의 어수선함이 남아 있는 것도 같습니다.
여기는 메인 바자르, 시장이니까요.
오늘은 근처에 갈 수 있는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오전에는 꾸뚜미나르(Qutab Minar)라는 곳으로 지하철을 이용해 가기로 했지요.
호텔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가면 된답니다.
지하철 꾸뚜미나르역이 있군요.
인도는 지하철역에서도 공항처럼 검사를 합니다.
그만큼 테러 위험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얼마 전 본 영화 '호텔 뭄바이'가 생각납니다.
정말 끔찍했습니다.
어떤 신념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돈 몇 푼 받으려고 테러리스트가 된 사람도 있더군요.
무고한 사람들을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죽일 수 있다니요.
그러고도 자신은 무사할 거라 생각을 할까요?
사람이란 참으로 논리적이지 않은 존재구나 싶었습니다.
지하철 검색대에서 줄을 서 있는데 새치기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있는 일이지요.
그러자 검사를 하던 사람이 그 사람을 뒤로 보내고 저를 먼저 오라고 하더군요.
평소에 질서의식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제가 외국인이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긍정적인 모습이네요.
지하철은 쾌적합니다.
깨끗하고 시원해서 지하철에서 내리기 싫을 정도이지요.
그러나 모든 지하철이 그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문을 못 닫고 다니는 지하철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습니다.
하기는 우리도 서울 지하철이 노선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요.
혼잡도나 청결도나 시설이나...
지하철역에 내려서는 릭샤를 이용해야 합니다.
릭샤 운전기사는 운전 실력을 자랑하는지 바람같이 날아갑니다.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금세라도 넘어질 것 같고 다른 릭샤와 부딪칠 것 같아 불안합니다.
얼른 내리고 싶어집니다.
그런 걸 아랑곳없이 릭샤 기사는 오가는 릭샤 기사들과 손으로 의사를 나누고 급정거를 수시로 해 가면서 우리를 꾸뚜미나르 앞에 내려놓습니다.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꾸뚜미나르로 들어갑니다.
중국도 그렇더니만 입장료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이 심합니다.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큰돈이 아니지만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이런 걸 보면 대한민국이 선진국임이 확실하네요.
꾸뚜미나르는 힌두교에 대한 이슬람교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지요.
번쩍 눈에 띄는 탑은 무려 높이가 72.5m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고 하지요.
붉은 사암과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건축물들은 아주 정교하고 화려합니다.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이지요.
여기는 외국인뿐 아니라 인도 사람들도 많이 찾는군요.
단체로 소풍인지 수학여행인지 온 학생들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연인들도 많이 보이네요.
계속 함께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의 제안에 어쩌다 모델 노릇을 여러 번 했습니다.
졸지에 인도 SNS에 오르내리겠군요.
날씨가 생각보다 덥습니다.
섭씨 34도라고 하는데 그나마 바람이 살살 불고 날씨가 흐려서 견딜 만합니다.
친구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생수를 마시며 쉽니다.
어디나 아이들 노는 모습은 평화스럽습니다.
슬그머니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일행을 만나 단체사진을 찍고 꾸뚜미나르 구경을 마감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역시 릭샤를 이용해 지하철역으로 가야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릭샤 기사가 처음 부른 가격과 나중에 말하는 가격이 달라져 잠깐 실랑이를 하는 사건이 있었군요.
릭샤 기사는 처음에 자진해 50루피를 부르더니만 다른 팀이 60루피에 이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금방 자신의 말을 번복했습니다.
정말 우습기까지 하더군요.
지하철로 돌아오는 길에 또 한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이드와 우리가 지하철역에서 이산가족이 된 것입니다.
헤어진 곳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둥, 갈아타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둥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본래 헤어진 곳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또 여성 전용칸에 우루루 타는 실수를 했군요.
아마도 인도 여성들이 황당했을 겁니다.
인도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이 있다는 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이겠지요.
가이드를 만나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휴! 지쳤습니다.
호텔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지저분하고 복잡한 길을 걷는 것도 힘들고, 심각한 매연도 숨을 쉬기 힘들게 합니다.
땀에 젖은 몸이 축축 늘어집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향합니다.
이제는 호텔에서 잠깐 쉬기로 합니다.
인도의 한낮은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무더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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