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오후가 많이 기울어져 다시 호텔을 나섰습니다.
악세르담(Akshardham)으로 가기 위해서입니다.
악세르담은 2005년 문을 연 인도 최대 힌두교 사원이라지요.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아서인지 인도 여행 안내서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타지마할보다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더군요.
그런데 이쉬운 건 어떤 전자기기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악세르담 사진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역시나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호객행위를 하는 노점상에, 길게 누운 소에, 바삐 다니는 릭샤에 정신이 없는 길을 그래도 이리저리 잘도 걷습니다.
벌써 적응이 된 모양입니다.
악세르담은 호텔에서 지하철을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갈 수 있습니다.
적어도 오전처럼 이산가족이 되는 일은 없겠지요.
우리나라 지하철은 색깔 표시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숫자로 기억이 되는데
인도 지하철은 색깔로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등으로 말입니다.
갈아타려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 발자국 표시를 따라가면 됩니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겠구나 싶습니다.
델리에 지하철 노선이 무려 8개나 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사방팔방 갈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승차권은 하루 몇 번이고 사용할 수 있는 종일권도 있고 한번 사용하는 승차권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카드도 있는 모양입니다.
델리 구경을 구석구석 하려면 아무래도 종일권이 편하고 돈도 절약이 되겠지요.
우리는 잠깐 머물 예정이니 토큰을 삽니다.
80년대인가 서울에서 시내버스용으로 쓰던 토큰이 생각납니다.
토큰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꽤 무거웠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 교통카드는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생긴 변화이지요.
게다가 교통카드 한 장으로 환승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참으로 멋진 교통체계 아닌가요?
악세르담역에서 내려 걸어갑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가다시피 하는 걸 보니 꽤 알려진 곳인가 봅니다.
멀리서 보아도 멋진 건물이 시선을 끕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군요.
입구에서 검색을 하고 가져간 짐을 맡깁니다.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신발도 벗고 들어가야 한다는군요.
이왕 왔으니 제대로 구경하고 가야지요.
악세르담에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밤에 하는 레이저 분수쇼만 입장료를 받습니다.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갑니다.
정말 입이 딱 벌어집니다.
이 모든 걸 5년만에 완성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고 희생되었을까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바그만 스와미 나라얀 신화를 조각으로 표현했다는데 정말 놀랍습니다.
바그만 스와미 나라얀은 악세르담을 만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힌두교도이지요.
인도 사람들 손재주가 좋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워낙 방대한 공간에 세워진 멋진 건축물이라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하더군요.
- 1~2악샤르담 사원( 퍼옴)
천천히 고개가 아프도록 건축물을 둘러보고 잠시 쉬기로 합니다.
덥기도 하고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프고...
각자 취향껏 콜라나 주스, 생수 등을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분수쇼를 보기 위해서는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일부러 시간 맞춰 늦게 온다고 했지만 그래도 기다려야 하네요.
시간이 임박해 분수쇼를 보기 위해 이동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번에는 화장실에 갔던 친구가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건물 뒤편에 있던 우리를 못 보고 그냥 앞으로 간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는군요.
분수쇼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는데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가 여유를 부리다 좀 늦었나 봅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서 일행은 뿔뿔이 흩어져 앉았습니다.
화려한 불빛과 함께 분수쇼가 진행되는군요.
아이들이 분수대 앞을 뛰어다니면서 무언가를 표현하고 멀리 건축물을 배경으로 신화 속 인물이 등장합니다.
인도 신화를 알고 본다면 훨씬 멋지다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신화도 아니고 내용도 모르니 어느 정도 지나자 지루해지고 슬슬 졸음이 옵니다.
나중에 들으니 분수쇼를 보다가 존 사람도 있더군요.
인도가 IT기술이 발달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그래도 오래 전 에버랜드에서 보았던 레이저쇼가 제 기억에는 더 남는군요.
우리나라도 인도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수쇼가 끝나고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 호텔로 돌아옵니다.
오는 길에 친구가 락시라 부르는 발효식품을 사 먹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거리 음식이 좀 못 미덥기는 하지만 발효유니 괜찮겠지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제 몸을 생각해 아무 거나 절대로 먹지 말라던 한국 친구 말을 전하니 귀숙씨는 이건 노점상 음식이 아니고 '아무 거나'가 아니라고 확실히 전해 달랍니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을 보니 의구심이 생기기는 하네요.
우리가 주문한 걸 만들기 위해 기계로 얼음을 가는데 온갖 걸 만진 손으로 얼음을 집어 넣고 가는 것이 영 미덥지 않았습니다.
하기는 그 얼음을 생수로 얼렸는지도 믿을 수가 없겠지요.
이왕 먹는 것 맛있게 먹으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망고가 들어간 시원한 발효유를 들고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사실 여행이란 그렇게 현지 음식을 사 먹어가면서 하는 것 아닐까요?
인도인들의 위생 개념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요.
간단히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 하루를 정리합니다.
오늘로 델리 여행은 끝이지요.
우리의 목적지는 라다크이니까요.
내일 아침을 위해 짐을 대충 정리해 놓고 후텁지근한 호텔방에 적응하면서 잠을 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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