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마이 신지 감독의 '여름 정원'이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알고 보니 이 작품 역시 1994년 작이었다.
'여름이 준 선물'이라는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잔잔하게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친구인 세 소년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동네에서 죽음을 앞둔 노인이 어떻게 되나 주변을 맴돌며 관찰을 한다.
그러다가 노인과 점점 가까워지게 되면서 노인의 집 정원 잡초를 제거하고, 집을 수리하는 걸 도와 준다.
나이를 떠나 친구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노인이 그렇게 혼자 살게 이유가 점차 밝혀지게 된다.
2차 대전에 나섰다가 자신이 살기 위해 살인을 하게 되고, 도망가는 처자를 죽이게 되는데 그 여인이 임신한 상태였다는 것.
자신이 막 결혼한 상태에서 징집이 되었을 때 자신의 아내도 임신했다는 걸 떠올린 노인은 차마 그 상태로 귀가를 할 수 없어 평생 혼자 살게 되었고.
시대적 아픔과 상처를 가진 노인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노인의 아내와 자식을 찾아나서게 되는데...
부모와 자식.
세 소년 중 안경잽이라 불리는 소년은 아버지 없이 자라오면서 순간순간 아버지의 부재를 다른 말, 결국 거짓말로 표현하는데 그 빈 자리가 어떻게 자식의 가슴에 구멍을 내는지 보여 준다.
그런 걸 겪은 소년은 노인이 아내와 자식을 만나도록 발벗고 나서는데 자신의 아내와 손녀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노인은 용기를 내지 못한다.
결국 여름이 끝나갈 무렵 노인은 세상을 떠나고 세 소년은 노인이 떠난 정원에서 코스모스와 나비를 보면서 노인과 보낸 시간을 떠올린다.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시대의 희생양인 노인, 그리고 그런 노인에게 친구로 다가가는 동심.
이런 것이 진정한 치유 아닐까 싶다.
소마이 신지 감독의 다른 영화도 찾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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