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일본 여행 - 나고야 가는 길

솔뫼들 2025. 5. 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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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여행가방을 끌고 집을 나선다.

폭우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다행히 바로 버스를 타고 제시간에 공항버스로 갈아탔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내내 비는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쉬지 않고 내린다.

이렇게 비로 시작하지만 여행중에는 비와 멀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공항에서 친구를 만나 짐을 부치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일찌감치 탑승장으로 들어갔다.

사실 이번에 일본의 최남단 야쿠시마 트레킹을 계획했었는데 취소가 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패키지 여행을 선택한 것이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일정이다.

다테야마의 설벽이 4월 15일에 열렸다던가.

 

 

  다테야마는 일본 북알프스의 봉우리 중 하나로 알고 있다.

19년 전 북알프스 호다카다케 (해발 3190m) 트레킹을 다녀온 적이 있다.

1박 2일 코스로 산장에서 하루 잤는데 사람이 몰려 제대로 눕지도 못 했던 기억이 난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북알프스 트레킹에서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잠을 못 자 다음날 트레킹을 하며 두통에 시달렸던 것이라니...

 

 이번에야 편안한 관광 코스이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설벽이 열리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 인산인해라는 말을 들어서 앞사람 뒤통수만 보는 건 아닌지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어찌 되었든 한번 가볼 만한 곳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 보아야지.

 

 일본 알프스라 불리는 곳은 세 곳이다.

19세기에 이곳을 조사하던 영국의 광산기사 윌리엄 가울런드가 험준한 산맥과 경치가 마치 유럽의 알프스를 닮았다고 하여 붙인 별명이 일본 알프스이다.

일본 알프스 중 북알프스라고 불리는 히다산맥이 3,000m 이상 고봉이 무려 20여개가 분포되어 있어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북알프스 중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관광지로 개발이 된 곳이고.

 

 인천공항에서 나고야 공항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비행기에 올라 잠깐 책을 보다가 기내식을 먹고 나니 착륙 준비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정말 일본은 우리와 참 가까운 나라구나.

 

 

 나고야 공항은 2년 전 갔던 나리타 공항보다 깔끔했다.

입국 수속도 지체 없이 진행이 되었고.

인상이 괜찮네.

 

 일행은 총 14명.

가이드 포함해 15명이니 단출한 편이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가이드는 나고야에 대해 한참 설명을 한다.

일본에서 몇번째 큰 도시라느니, 나고야 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만들었다는 둥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일본 베테랑인 모양이다.

그리고 일행들이 다들 지긋한 나이이다 보니 주의할 점을 반복해 이야기한다.

그 동안 여러 가지 일을 겪어서 노파심에그런 것이겠지.

 

 버스는 잘 달린다.

길 옆으로 삼나무, 편백나무, 자작나무 행렬이 줄지어 지나간다.

일본에는 정말 나무가 많다.

아니 산도 많은 것이겠지.

우리나라만큼 산이 많다고 하고 그 산에 나무가 많으니 얼마나 나무가 많겠는가.

 

 

 버스는 나고야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휴게소에 멈췄다.

우리가 묵는 호텔 근처에는 편의점이 없다면서 혹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곳에서 사라고 가이드가 일러 주었다.

우리는 얼른 버스에서 내려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하나 샀다.

여기는 편의점에서 현금을 받는다.

현금을 가져오라고 강조하더니만 이유가 있었네.

 

 다른 사람들도 필요한 걸 사고 모두 버스에 올랐다.

우리가 맥주를 샀다고 하니 일본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술을 파느냐는 말이 들린다.

맞아.

우리나라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술을 안 팔지.

얼른 배낭에서 맥주를 꺼내 보니 무알콜맥주였네.

아이구, 또 실수를 했구나.

작년에 친구들이랑 스페인 갔을 때도 그런 실수를 해서 평소 술 안 마시는 친구가 맛있어 했던 기억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