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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솔뫼들 2024. 10. 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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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에 조예가 깊은 친구가 선물해준 책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를 읽었다.

'가장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살짝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인데 가을이 깊어가는 날 읽기에 적당한 책 아닌가 싶다.

제목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들어가 있어서 오직 미술 관련 내용이 아닐까 오해를 할 수도 있는데 어쩌면 인생에 관한 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저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10년간 경비원으로 일한 사람이다.

잘 나가는 전직 잡지사 기자였던 저자가 절친했던 형의 암 투병과 죽음을 접하면서 세상에서 도피하고 싶어 선택한 직장이 바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이다.

어쩌면 몸을 혹사하며 단순한 일을 하는 직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에는 미술관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이 본 미술품에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는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들과 작품 뒷이야기가 더 흥미를 끈다.

저자는 이렇게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더 넒은 세상으로 나갈 힘을 얻는다.

 

 나는 미술관에서 늘 구경꾼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술작품 구경꾼을 보는 경비원들의 시선을 생각해 본다.

나는 그들이 분류한 사람 중에 어떤 사람에 속할까?

그리고 우리는 미술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어쩌면 그런 것도 배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나이만 먹었다.

 

 저자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미술관에 자녀를 데리고 가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찾으라고 했다던 말이 떠오른다.

좋은 생각이다.

여러 작품을 수박 겉 핥기식으로 지나가지 말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한없이 바라보다 보면 깊이와 전해지는 울림이 다를 것이다.

앞으로 전시를 볼 때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작품을 대해야겠다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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