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에서 생명을 보다'라는 책을 손에 들었다.
'생물학의 미래를 보여준 세균학의 결정적 연구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읽기에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해서 책을 보는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루이 파스테르나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한 배리 마셜, 제프리 고든 등은 들어본 인물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름조차 낯설다.
우리는 보통 세균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만병의 근원쯤 된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에게 유익한 균도 많다.
최근 들어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유산균만 해도 우리에게 이로운 균 아닌가.
그러니 우리 몸에 해로운 균보다 유익균이 많을 때 우리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읽기는 하지만 억지로 머리 속에 내용을 집어넣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런다고 생물학 기초가 없는 내게 갑자기 그런 지식이 쌓일 리 만무하니까 읽으면서 일부만이라도 흐름을 알게 되는 것에 만족했다.
최근에도 나는 생물학자에게 빚을 졌다.
눈에 염증이 생겨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항생제의 발명은 얼마나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던가.
그리고 어디에서 들어보았던가 생각해 보았더니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할 때 들었던 PCR검사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지 않았으면 전문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그런 용어를 접할 일이 있겠는가.
급하게 만들어진 약으로 그나마 위기를 넘겼으니 그 또한 감사할 일이다.
앞으로 그런 감염병이 더 자주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하니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한 개인이 아니라 많은 생명공학자들이 거기에 대응하겠지만 정말 우리가 모르는 세균이 어디에서 우리를 공격할지 으스스해진다.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에 갇혀 있던 세균이 나올 확률도 높다고 하니 나 같은 사람은 오래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프다.
다만 전문가들이 인류에게 유익한 세균을 찾고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니 믿어 보아야겠지.
힘들게 읽은 생명공학 책을 덮으며 재미도 있었고, 신기하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현미경과 씨름하면서 세균을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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