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을 보는 순간 일단 반했다.
제목 자체가 한 편의 詩 아닌가.
그리고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찾아 보니 우리나라 1세대 조경가 정영선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정영선은 작년에 세계조경가협회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세계조경가협회 제프리 젤리코상은 조경 분야의 노벨상과 같은 상인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정영선이 받았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덩달아 내가 기분이 좋아졌다.
그 상을 수상하고 다큐가 영화관에 걸리면서 방송에도 출연을 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서 정영선을 알게 되었으리라.
정영선은 학창시절 문학소녀였다고 한다.
유치진 시인이 인정한 재주가 있었고 서울 농대 시절 시가 대학신문에 실리기도 했단다.
그런 분이 현재 우리나라 조경계를 빛나게 하고 계시다.
80대 노구임에도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분이 새삼스럽게 대단해 보였다
우리가 알 만한 많은 공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선유도 공원, 여의도 샛강공원, 호암미술관 희원, 아산병원 신관 정원, 아모레퍼시픽 빌딩 루프탑정원,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경춘선숲길, 인천공항 정원, 군위 사유원 등등.
이루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평소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개인 주택 정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본 곳이다.
물론 무심코 보고 말았던 곳이지만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호암미술관을 가서 야생화가 심어진 곳을 유심히 보게 된다.
어떤 생각으로 조경가가 이 꽃을 선택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번에는 오산에 있다는 아모레퍼시픽 뷰티파크에 가 보려고 어렵게 예약을 했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키우고 연구하는 식물원이라고 한다.
그런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일반에게 쉽게 문을 여는 곳이 아니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이렇게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가보는 여정도 꽤 의미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최근에 작업을 마쳤다는 성수동 디올 스토어를 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화성 성모성지는 어렵지 않게 가 볼 수 있겠군.
영화가 끝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치고 싶었다.
혼자만 박수를 치면 쑥스러울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심정이었나 보다.
함께 박수를 치면서 정영선 조경가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힘찬 발걸음으로 우리나라 조경에 멋진 작품 남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다.
영화를 보면서 참 흐뭇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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