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문학상 수상작인 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다'를 읽었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다.
한때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 송중기가 주인공 로기완 역을 거절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다시 제안이 왔을 때는 받아들였다고 한다.
송중기가 과연 그 역에 받는 배우인지 왈가왈부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영화를 보지는 않았기에 무어라 할 말은 없다.
단지 기사에서 본 대로 탈북 청년 로기완이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힘들고 외로웠기에 마음을 나눌 상대가 더 필요하지 않겠는가.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소설은 벨기에 브뤼셀의 탈북 청년 로기완,
그를 도와주는 역시 탈북민 의사 출신 박,
로기완의 궤적을 따라가는 작가인 나,
그리고 한국에서 암에 걸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윤주.
이렇게 커다란 줄기를 그리며 진행이 된다.
현실에서 도망을 치듯 브뤼셀에 가서 로기완의 행적을 쫓는 나는 박에게서 로기완이 남긴 노트를 받는다.
그리고 노트에 쓰인 로기완의 행로를 그대로 따라간다.
실제로 탈북 청년의 사연을 접하고 작가가 이 글을 구상했다던가.
박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다.
자신의 부인이 암으로 고통받는 걸 보다 못해 세상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는 의사 생활을 접고 끝없이 자책을 한다.
누가 과연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작품 속의 나는 자신이 기꺼이 도와주던 10대 윤주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되자 일을 핑계로 서울을 떠난다.
가족도 아니면서 감당하기에 버거웠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도 엉뚱한 이유를 대며 이별을 선언하고.
마음 한 구석에 괴롭고 미안한 마음을 품었지만 어떻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여러 인물들이 각자 다른 인생의 문제로 힘들어한다.
물론 가장 큰 줄기는 로기완이 한국을 택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인 여자친구를 따라 영국으로 간다는 것.
누구든지 자신이 행복한 길을 찾지 않겠는가.
누가 누구에게 잘못했다고 손짓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책을 읽는 내내 여러 사람의 마음에 감정이입이 되어 조금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작가가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어떤 시선으로 다른 사람을 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