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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솔뫼들 2024. 4. 1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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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슬픔의 거울'
 피에르 르메트르의 콩쿠르상에 빛나는 '오르부아르'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이 바뀐다.
오르부아르의 주인공이었던 에두아르가 신세를 졌던 집의 어린 여자아이 '루아즈'가 성인이 되어서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된다.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정말 여러 가지 일이 기상천외하게 전개된다.
작가가 어떻게 그런 걸 생각해낼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이다.
살면서 만나게 될 사람은 결국 만난다고 하던가.
전쟁의 와중에도 異父 남매는 어렵지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에두아르를 도와주었던 인물이 신부로 변신한 것도 흥미롭다.
에두아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기를 치고 도망자 신세가 되기는 했지만 전쟁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신부로 변신해 다른 사람들을 돕는 광경은 눈물이 핑 돌게 만든다.
자신이 지은 죄를 그렇게라도 사함 받고 싶었을까?
 
 순식간에 책을 다 읽고 생각에 잠긴다.
다양하고 파란만장한 인생이 이 세 권에 모두 축약된 느낌이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본의 아니게 죄를 짓게 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사기를 치고 권력을 쫓기도 하고, 그저 물욕에 젖어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고...
세상사 축소판 아닌가.
전쟁통이라는 상황이 좀더 극적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 작가의 작품이 더 궁금해져 찾아 읽고 싶어진다.
피에르 르메트르, 매력적인 글쟁이다.
콩쿠르상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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