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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솔뫼들 2024. 3. 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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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딸에 대하여'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는 딸이 없지만 딸을 대하는 어머니의 심리 상태에 대한 이야기 아닐까 짐작을 해 본다.
 
 딸을 대학원 공부까지 시키고 대학 교수가 될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엄마.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교사를 그만두고 요양보호사가 되었는데 정작 딸은 대학교수가 되지 못하고
보따리 장사라는 대학 강사로 일한다.
게다가 자신의 정체성을 따라 동성애자가 되는 바람에 그나마 대학 강사 자리마저도 잘릴 처지에 놓이게 된 딸.
 
이런 딸을 엄마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경제적인 문제로 딸이 동거하는 사람과 어머니 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할 때 어머니는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데도 딸이 힘들 때 힘이 되는 건 그 사람이라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으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성 정체성이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본인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우리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사회의 존속을 위해 2세를 가질 수 없는 문제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정작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해도 무자식으로 살겠다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 남일 때는 '쿨하게'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 닥친 일이라고 한다면...
 
 전에 텔레비전에서 동성애자 어머니와 아들이 갈등을 겪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결국 어머니가 자식을 저버리지 못하고 껴안고 프로그램이 끝난다.
어쩔 수 없겠지.
내 마음에 드는 자식만 자식인 것은 아니겠지.
그리고 자식일지라도 독립적인 인격체이니 어떤 것이든 자식의 선택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가끔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열린다.
그럴 때마다 친구와 언쟁인지 토론인지 하면 친구는 늘 종교를 들이대면서 한쪽을 비난한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 모두가 행복할 권리가 있다.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모든 걸 포용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그런 시위가 열리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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