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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리빙; 어떤 인생'

by 솔뫼들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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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개봉된 영화 '리빙;어떤 인생'을 관람했다.

평이 좋은지 평일임에도 영화관이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배경은 1950년대 영국.

런던시청 공무원으로 평생 산 윌리엄스는 어느 날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그 사실을 알고 인생을 돌아보니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잠시 방황도 하고, 젊은 여직원 해리스랑 영화도 보는 둥 시간을 보내지만 텅 빈 속이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던 중 화를 내기도 아까운 시간에 무얼 할까 하다가 그래도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일을 하자 싶어 부서끼리 서로 떠넘기던 공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기로 한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무래도 최선을 다하게 되겠지.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나고 초보 직원 웨이클링이 매너리즘에 빠진 사무실에 있다가 그를 그리워하며 찾은 공원에서 경찰관과 만난다.

그 경찰관이 말하기를  어떤 노인이 노래를 부르며 그네에 앉아 있었다는 것.

날씨가 추운데 그만 귀가하시라고 하려다가 무척이나 행복해 보여 차마 말리지 못 했다는 것.

그렇게 윌리암스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애써서 만든 공원 놀이터에서 어릴 적에 부르던 고향 스코틀랜드 민요 '로운 트리'를 흥얼거리며 세상을 떠난다.

영화관을 나와서도 윌리암스가 부르던 '로운 트리'가 귓가에 맴돈다.

그는 노래 속의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을까?

 

 

 이 영화는 1952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두 영화를 비교해 가면서 보면 더욱 흥미로우리라.

그 당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훨씬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준다고하네.

2차 대전이 끝난 일본의 사회에 대한 시각이겠지.

 

 하지만 수십 년이 흘러 영국을 배경으로 다시 만들어진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면서 인생을 반추하게 해 준다.

윌리암스 역의 빌 나이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단다.

빌 나이는 원숙한 모습으로 죽음을 앞둔 노신사의 마지막을 '찰떡같이' 연기했다.

묵묵히 자기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윌리암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느 나라나 공무원 사회는 비슷한 모양이다.

영화를 보고 그래도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친구와 함께 웃었다. 

 

 누구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그저 오늘 작은 일 하나에도 만족하고, 이왕이면 좋은 일 한 가지라도 했으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하리라.

그렇게 '오늘'을 채워가면 누구의 삶이든 가득하지 않을까.

그런 날들을 만들어가려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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