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영화 '클레오의 세계'를 관람했다.
일단 주인공이 아이인 영화를 좋아한다.
성장소설을 영화화하거나 아무래도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려면 아무래도 여성의 시각이 유리하지 않을까.
감독이 여성이라는 걸 알고 든 생각이다.
게다가 전에 보았던 '쁘띠 마망'이라는 영화 역시 어른의 시각과 아이의 시각이 교차하는 영화였는데 같은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래저래 기대가 되었다.
주인공 클레오는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아프리카 출신 유모 글로리아 손에서 자란다.
오직 자신만 살펴주는 유모를 어머니처럼 따르며 천진하게 크는 클레오.
그런데 글로리아가 자신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글로리아의 아이를 돌보던 친정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
글로리아는 결국 클레오를 두고 아프리카로 돌아간다.
영화는 클레오의 안경을 다시 맞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안경.
안경을 통해 클레오는 세상을 본다.
안경을 새로 맞추듯 글로리아 없는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방학을 맞아 글로리아를 찾아간 클레오.
하지만 클레오가 거기에서 마주친 현실은 예상과 다르다.
자신만 바라보던 유모는 없고, 유모의 딸과 아들, 거기에 손자까지 더해 글로리아의 관심이 분산된다.
그걸 보고 참을 수 없는 클레오는 글로리아의 손자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한다.
아기가 사라지고 자신이 관심을 받고 싶은 어린애의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된다.
동생이 태어나면 부모의 관심을 차지한 동생을 미워하는 형의 심정과 비슷하겠지.
그러나 세상은 자신의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상처도 받고 성장하는 것 아닐까.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어지는데 무슨 일인들 일어나지 않겠는가.
다만 아이의 시선을 통해서 그걸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점점 이기적인 사람들, 개인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에 한번쯤 돌아보고 생각해볼 일이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도 세상을 보는 시각이 아이의 시각은 아닌지 곰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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