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그런지 눅눅하고 불쾌지수가 높아 기분이 좋지 않다.
몸에서도 끈끈한 땀이 나는데 쉽게 마르지 않으니 참기가 어렵고.
바야흐로 땀의 계절 여름 아닌가.
'땀의 과학'이라는 책을 손에 들었다.
여름에만 땀이 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땀을 떠올리면 여름과 연관 짓기 쉽다.
운동을 할 때도 땀이 많이 나기는 하지만.
땀에 그렇게 많은 정보가 들어 있을 줄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손으로 무언가 만지면 나의 생체 정보를 사방에 흘리고 다니는 것과 같지 않은가.
땀을 수거할 수는 없으니 그래서 국가 원수들이 외국을 방문하면 심지어 배설물까지 수거해 오는 것이겠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땀냄새를 풍기면 지저분하고 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누구나 늘 땀을 흘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거기에 땀 냄새를 없애주는 제품을 만든 기업의 마케팅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먹은 음식 때문에 땀의 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는 또 얼마나 놀랐는지...
땀샘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아포크린땀샘에서 나오는 땀은 줄어들고 에크린땀샘에서 주로 땀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었을 때 잠깐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냄새로 고민한 적이 있는데 그게 아포크린땀샘에서 나오는 땀이었을 것이다.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땀에 색깔이 변하지 않는 옷감을 사용하기 위해 테스트를 한다는 내용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땀으로 인해 생각보다 신경쓸게 많구나 싶다.
사실 내가 이 정도로 땀을 흘리는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
한때는 다한증 아닌가 혼자 생각도 했었지만 다한증이라면 땀이 고여 책상에 팔을 괼 수도 없을 지경이라고 하니 그건 확실히 아니네.
다한증이면 사람들과 손을 잡을 때 또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다한증을 가진 사람들이 심각하게 땀이 나는 부위 수술을 하면 대체 부위로 땀이 옮겨간다고 하니 제대로 된 치료방법이 아닐 것이다.
나이가 들면 땀도 준다고 하니 더 나이 들기를 기다려야 할까?
그래도 땀을 안 흘리는 사람보다는 다한증이 훨씬 낫다고 한다.
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체온 조절일텐데 땀을 안 흘리면 체온 조절이 안 되는 것이니 춥고 더울 때 그걸 어떻게 할까?
참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재가 땀이구나 싶다.
이 책에는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땀에 생각보다 많은 과학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땀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땀냄새를 맡든, 땀을 만지든 관찰해야 하는 생각보다 곤혹스럽겠구나 싶다.
그렇게 해서 이 책도 탄생이 되었을테고
한여름 땀을 흘리면서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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