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대구 팔공산에 갈 계획을 세웠다.
대구가 고향인 이사장님께서도 한번 가자 하셨고,
두어 번 함께 산행을 한 이종률씨 친구도 대구로 내려가면서
산행을 제안해서 생각난 김에 대구행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게 되었다.
드디어 인원이 확정되었다.
대구에서 합류하는 인원까지 하면 모두 8명.
함께 어울리기 적당한 숫자이다.
토요일 오전 7시 20분 인덕원역에서 만나 바로 대구로 출발했다.
가을을 맞아 나들이 차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행히 추석 연휴 바로 다음 주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차량 흐름이 좋았다.
여주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대구로 차를 달린다.
오늘 일정은 팔공산 자락에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인 파계사, 부인사, 동화사를 둘러보는 것이다.
파계사 주차장에서 이사장님, 신사장님과 만나 먼저 파계사를 둘러본다.
파계사라는 이름 때문에 절 이름에 하필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절의 좌우 계곡에서 흐르는 9개의 물줄기를 모은다는 뜻에서 把溪寺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파계사는 신라 애장왕 때 심지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파계사에는 조선 영조 임금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조선 숙종 임금이 어느 날 대궐 속으로 승려가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이 너무 선명하여 신하에게 남대문 밖을 살펴보게 하니 정말 한 승려가 쉬고 있었다.
그 승려가 바로 파계사의 영원선사였다.
기이하게 여긴 숙종은 영원선사에게 왕자 탄생을 위한 백일기도를 부탁했고, 그로부터 얼마 후 숙빈 최씨에게 태기가 있어 왕자를 얻으니 바로 훗날의 영조 임금이다.
크게 기뻐한 숙종 임금은 영원선사에게 현응이라는 호를 내린다.
현응은 지혜로운 승려였다.
파계사는 그 당시 승려들이 유생들의 횡포로 고역을 치르고 있었는데
현응이 왕실 선대 임금의 위패를 모시도록 숙종에게 청해 유생들의 횡포를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파계사에는 현응대사 비석과 부도, 영조대왕의 도포, 下馬碑가 있다.
영조 임금에 관한 전설이 서려 있어서 그런지 절 마당에 있는, 250년 되어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에 '영조 임금 나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렇게 전설과 어우러진 이름을 붙여 놓으면 아무래도 기억이 오래 가지 않을까?
담당 공무원의 아이디어였다는데 새삼스럽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파계사에는 대웅전 대신 보물로 지정된 원통전이 있다.
원통전은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전각이다.
우리가 보통 절에서 쉽게 접하는 대웅전이나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전각이고, 극락전은 아미타불을,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전각을 말한다.
여러 번 책에서 보고 절에서 확인했는데도 늘 헷갈리는 바람에 다시 한번 기억을 떠올려본다.
파계사에 대한 안내문을 읽어보고 원통전부터 설선당, 기영각 등을 돌아본다.
혹시나 거창한 중창불사를 하는 바람에 고색창연한 느낌이 바래지 않았을까 염려를 했는데
다행히 파계사는 고찰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더불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 조용히 경내를 거닐었다.
파계사에서 내려오는데 이종률씨 친구가 막 올라오고 있었다.
오전에 부지런히 운동을 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의견을 나누다가 숙소에 짐을 갖다 놓고 나와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종률씨 친구인 박팀장에게 부탁해 예약한 펜션은 동화사 관광지구에 있는데 넓은 방이 2개에 거실이 딸린 곳이었다.
각자 가져온 준비물을 거실과 냉장고에 넣어두고 음식점을 찾아 나선다.
점심은 가볍게 산채비빔밥으로 통일했는데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정말 맛이 없다.
점심을 먹으며 의견을 들으니 부인사를 돌아보는 일정은 제외하고 대부분 갓바위를 가 보기 원했다.
하기는 팔공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기도처로 유명한 갓바위 아닌가.
한번도 가 보지 않았다면 궁금한게 당연한 일.
하지만 내일 제대로 산행을 해야 하는데 갓바위에 올랐다 오면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원하면 그렇게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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