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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 상인 1, 2

솔뫼들 2011. 12. 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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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나온 책을 한번 읽어 보아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손에 들었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꽤나 방대한 양이다.

오랜 기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실망하지는 않으리라.

 

 소설은 '안토니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거기다가 두 사람은 성도 같은 '유'씨이다.

한 사람은 1600년대 개성 출신 인물로 임진왜란 당시 포로로 잡혀 일본으로 건너간 후

선교사를 따라 중국을 거쳐 이탈리아 베니스에 정착하는 인물이다.

다른 인물은 대기업 종합상사에 근무하면서 이탈리아 베니스로 출장을 가서

무려 400년 전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인물을 루벤스의 그림 속에서 발견하고 그 뒤를 좇는 인물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1600년대 이탈리아 베니스의 유명한 델 로치 상사 총지배인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인물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내가 그 인물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때로는 마음 졸이고,

때로는 그리움에 젖고,

때로는 도전정신에 몸을 떨곤 했다.

신의와 도전정신, 그리고 개성상인의 후예답게 멋진 상술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상인정신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조선시대에는 사, 농, 공, 상이라고 하여 상업을 천시하였지만 개성상인들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에까지 알려진 개성상인들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이어받은 안토니오 코레아가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머나먼 이국땅 베니스에서  성공하기까지

책을 읽는 동안 손에 땀을 쥐었다.

 

 또한 현대 인물 유명훈이 자기가 주도한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파리 -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는 모습에서는

안토니오 코레아가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가는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어쩌면 둘 다 무모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일이기에 어떤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그렇게 하는 일들은 반드시 성공하리라.

치열한 그들의 승부욕은 단순히 성공에 대한 욕심뿐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진취적인 기상이 없으면 불가능하겠지.

 

 책을 손에서 놓고도 한참 생각에 잠겼다.

'먼 동방에서 온 은인을 기념하여'라는 문구가 가슴에 맴돌았다.

사업에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안토니오 코레아가 베니스 사람들에게 남긴 정신과 이미지가 두고두고 한국을 기억하게 하지 않았을까?

이 책이 팩션이니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모르지만

나는 책 속의 인물 안토니오 코레아를 정말 존경하게 되었다.

그를 아는 그 당시 베니스 사람들 또한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한복을 입은 멋진 남자 안토니오 코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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