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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물의 연대기'

by 솔뫼들 2026.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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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출 데뷔작품인 영화 '물의 연대기'를 감상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작품성이 있는 영화인 것은 맞는데 너무 어둡고 칙칙해 영화관을 나오는 내 발걸음도 무거워졌다.

 

 이 영화는 리디아 유크나비치의 회고록을 8년에 걸쳐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성적인 학대로 인해 10대를 고통스럽게 보낸 리디아.

수영 특기로 대학을 가면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는가 싶은데 마약 중독에 시달리고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렇게 한 결혼은 결국 실패하게 되고.

고통스럽게 지내던 리디아가 나중에 글을 써서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리디아의 10대와 20대, 그리고 40대가 번갈아 나와서 정신을 차리고 영화를 보아야 내용이 제대로 파악이 된다.

뒷부분에 재혼을 통해 안정을 찾은 리디아가 글을 써서 성공한 후 아버지를 용서하게 되는데 그렇게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어떻게 보면 그런 아버지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리디아에게 생존만큼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아버지에게서 딸을 지켜내지 못한 어머니도 한심하고, 언니처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리디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상황에서 물은 리디아를 치유해주는 것으로 나온다.

10대에 숨을 참아야 하는 수영장에서 견디는 것, 그리고 40대가 되어 바다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며 이야기하는 것.

어쩌면 삶은 그렇게 참고 견디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묵직한 영화에 한 방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든다.

같은 여자로서 더 느낌이 강하게 왔을 수도 있겠지.

크리스틴 스튜어트 감독의 섬세한 심리 표현이나 이모겐 푸츠의 강렬한 연기가 만들어낸 영화 한 편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