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어디를 갈까 하다가 계속 커피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아서 진천에 있다는 식물 카페를 찾아가기로 했다.
처음에 우리말로 쓰인 이름을 듣고 이름이 독특하다 싶어 고개를 갸우뚱 했는데 식물 카페라는 걸 알고 나니 카페 이름이 뿌리를 뜻하는 영어로구나 싶었다.
정보를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좀 특별해 보이기는 했다.
내비를 확인하니 30분 가까이 걸린다고 나온다.
그래도 가 보기로 했다.
15,000보를 훌쩍 넘겨 걸었으니 좀 쉬기도 해야겠지.
공기가 깨끗하고 바람이 시원하니 차창을 열고 달려도 좋다.
아! 이런 일이 얼마만인가.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마음껏 즐기는 시간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말 그대로 시골이다.
산도 많고, 과수원도 많고, 밭도 많다.
거봉과 샤인 머스켓을 키우는 포도밭이 특히 많이 보이네.
지금이 한창 포도 수확철이었지.
풍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원스런 백곡저수지도 지나간다.
진천에는 농업용수를 위한 저수지도 많구나.
면소재지를 지나는데 근대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택시부'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온다.
푸근하면서 정감이 느껴진다.
진천에서는 아직도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모양이다.

열심히 달려 내비가 가리키는 대로 우회전을 했는데 이정표가 사라졌다.
앞쪽에 난 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 보니 멋진 건물이 불쑥 나타났다.
투명한 유리벽에 'root sqare'라고 되어 있다.
뭔가 특별한 분위기가 우리를 맞아줄 것 같아 호기심이 생기는 공간이다.
일단 얼른 카페로 내려가 음료를 주문한 다음 주변을 둘러본다.
식물 카페라는 이름답게 곳곳에 나무도 있고, 풀도 심어져 있어 야외 같은 느낌이 들고 얼핏 흙냄새도 난다.
거기에 자유롭게 앉아 카페를 즐기는 사람들도 편안해 보인다.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드는군.

공간의 영향인지 커피도 더 향기롭게 느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가만히 보니 花木이나 씨앗, 작은 농사 도구도 판매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한쪽에 좀 지저분해 보이는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도 보인다.
여기가 카페가 맞나 싶어지네.
오가다 보니 이 공간에 대한 도슨트도 진행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간만 맞으면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오늘 도슨트 시간은 지났다.
아쉽다.
커피를 마신 다음 다른 곳도 둘러보기로 했다.
북카페도 있고, 음식점도 있고, 숙소도 있다.
북카페에는 주로 식물과 농업에 대한 책이 있는데 책을 가지고 위층으로 올라가 읽을 수 있단다.

북카페를 지나니 옥상 같은 곳에 물이 담겨 있다.
칸막이로 일부 공간을 막아 놓았는데 거기에서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진다.
물 위에 무심코 툭툭 놓인 것 같은 돌멩이며 어쩌다 보이는 키 큰 풀이며...
목적이 있는 공간 같은데 내 눈엔 그저 멋스런 공간으로 다가온다.
구석구석 돌아보는 재미가 있구만.
이번에는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root stay'라는 숙소가 있다고 하더니만 숙박객이 아닌 일반인은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나무로 외관을 한 숙소는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이다.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지만 그만 발길을 돌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숙소는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를 한 곳이라고 한다.
나도 한번쯤 이런 곳에 묵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대부분 네모반듯한 아파트에 사는 한국 사람에게 이런 단독주택 숙박 체험도 특별한 이벤트가 되리라.

다시 건물 내부로 들어오니 스마트팜에 대한 설명과 안내문이 보인다.
물고기를 길러 물고기의 배설물로 채소를 키운다는 곳도 있다.
가끔 지하철역에서 수경재배를 하는 곳을 본 적이 있는데 여기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안내 데스크에 놓인 팜플렛에 '미래 농업을 재배합니다'라는 문구가 씌어 있는데 아주 인상적이다.
기후 변화로 농사도 점점 힘들어지는데 이런 스마트팜이라면 환경 파괴를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력적인 공간을 둘러보면서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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