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오후 2시 10분, 갈 길이 머니 아침가리길로 접어듭니다..
입구에서 안내하시는 분이 꼼꼼하게 설명을 해 줍니다.
진동계곡까지 3시간 30분 걸리는데 휴대전화가 불통인 지역이 있으니 특별히 안전에 주의를 하라는 말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좀 긴장이 되기는 합니다.

안내대장 말대로 어쩔 수 없이 물을 건너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산길을 걷자고 친구와 이야기를 합니다.
내려가면서 보니 오른편으로 숲이 우거져 그늘진 곳에 점심을 먹기 좋은 곳이 있었군요.
한 팀이 한가롭게 점심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걸음을 옮깁니다.
초반에는 길이 아주 순합니다.
방태산 산행을 할 적에 이렇게 흙길이 이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방태산은 들꽃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지요.
금세 산을 울리는 물소리가 들립니다.
오른편으로 계곡이 나타납니다.
물 속이 환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군요.
물을 보자마자 계곡으로 뛰어드는 사람들도 여럿 보이고요.
정말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곳이군요.

우리는 앞서가는 안내대장을 따라 묵묵히 물소리 벗삼아 길을 줄입니다.
어느 정도 갔을까요?
산길이 끊어지고 물길로 이어집니다.
첨벙 물로 들어갑니다.
친구와 번갈아 사진을 찍으며 좋아라 합니다.
물이 아직은 다리에 오는 정도입니다.
사실 이 정도 깊이의 물이라면 환영이지요.
물론 물의 힘이 있으니 걷기가 쉽지는 많지만요.

그렇게 물을 건너 다시 산길로 접어듭니다.
산길은 아까와는 다르게 험해졌습니다.
돌도 많고 경사도 가팔라졌거든요.
그래도 부지런히 발을 놀립니다.
물에 한번 들어가 보니 물길보다는 산길이 걷기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달까요.
산길을 걷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안내대장 말로는 열다섯 번 정도 건너야 한다고 하던가요.
과장이 섞이지 않았을까 싶기는 한데 거리가 만만치 않으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당연히 수량이 많고 깊어집니다.
점점 물에 빠지는 몸이 힘겨워지네요.
다리가 휘청이기도 하고요.
물을 건널 때는 난이도가 다 다릅니다.
제일 쉬운 건 당연히 얕은 물이지요.
처음 한번 얕은 물을 건넌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깊어도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경우입니다.
사계절 물에 잠겨 있으니 계곡 바닥에 있는 돌이 무척이나 미끄럽더라고요.
모래가 있으면 그나마 걷기가 편합니다.

다음에 물이 깊어도 물살이 세지 않은 곳이지요.
물이 얕다고 해도 물살이 세면 걷는 것은 고사하고 서 있기도 힘이 듭니다.
스틱에 의지해 겨우 서서 중심을 잡은 다음 걸음마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어야 합니다.
넘어지면 그대로 물살에 휩쓸린다 생각하니 두려움이 엄습하지요.
몇 번 물이 깊은데 물살까지 세어 휘청거리면서 중심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순간 머리 속이 하얘졌습니다.
먼저 건넌 친구가 저를 도와주기 위해 되돌아오려고 하는데 잘못하면 두 사람이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손사래를 치고 정신을 바짝 차렸습니다.
일단 바닥을 발로 확인하고 스틱으로 바닥을 더듬거리며 한 발자국씩 겨우 내딛었지요.
그렇게 서너 발자국 옮긴 다음 계곡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껴안고 겨우 건넜습니다.
얼마나 긴장을 하고 힘이 들었는지 진이 쭉 빠지더라고요.
최악의 경우가 물이 깊고 물살도 센데 바닥까지 미끄러운 곳입니다.
정말 머리 끝이 쭈뼛 한다니까요.
소풍 생각하고 왔다가 큰코 다치고 있는 셈이지요.
처음에 물을 건널 때 짓던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물을 건널 때마다 저절로 표정이 심각하고 어두워지지요.

가는 길 중간중간 익사사고가 많은 곳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사실 물살 센 곳에서 중심을 못 잡으면 물살에 휩쓸리고 바위에 부딪혀 큰 사고로 이어지겠지요.
안내산악회에서 산행 중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안내문이 여러 번 문자로 오더니만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번은 친구가 길을 잘못 들어 안 건너도 되는 계곡을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물도 쉽지 않았지요.
저보다 10cm 이상 키가 크고, 당연히 체중도 10kg 이상 나가는데도 휘청거리는게 보이더라니까요.
보는 사람이 불안해서 가슴이 조여들 지경입니다.
그런데 잘못 건넜으니 다시 돌아와야 하지요.
그나마 돌아올 때는 가장 얕은 곳을 골라서 무사히 건너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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