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제주 여행 첫째날 - 제주로 가는 길

솔뫼들 2025. 3. 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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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초 황금 연휴가 이어진다.

친구가 쉬는 날까지 합하면 무려 닷새.

어디에서 봄맞이를 할까 고민하다가 급하게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급히 예약을 하려니 비행기 티켓이 비싸고 늦은 오후 좌석밖에 없다.

하루는 그냥 허비하는 셈이네.

 

 오후 4시 1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해 셀프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치는데 배터리 관련 방송이 끊임없이 나온다.

최근 비행기 사고가 잦아 예방 차원에서이겠지만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친구와 일찌감치 탑승장으로들어가 운동 삼아 통로를 몇 바퀴 돌기로 했다.

김포공항도 저비용 항공사가 생긴 후 규모가 많이 커졌다.

나라 크기나 인구에 비해 저비용 항공사가 많은데 덕분에 경쟁이 치열해져 제주뿐 아니라 일본이나 동남아 등을 싼 가격에 쉽게 오가게 되었지.

 

 걷다가 비행기 사진을 찍으니 친구가 웃으며 말한다.

비행기 처음 보는 애들 같네.

비행기는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주로 타니 아무래도 셀렘이 있기는 하다.

장시간 비행은 피곤하다 못해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업무가 아니고 여행이라면 그래도 낫지.

 

 

 열심히 걷다가 우리가 탈 비행기 탑승 시간을 확인하니 20분쯤 지연 출발한단다.

자세히 보니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좌석 공유를 하는 모양이다.

같은 회사라고 해도 일반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좌석을 공유하면 좌석 가격은 어떻게 되는 거지?

 

 워낙 많은 사람이 연휴에 제주도를 찾으니 제주공항이 만원인가 보다.

게다가 기상상황까지 안 좋다고 하니 착륙이 지연될 수도 있으리라.

모든 건 하늘의 뜻이려니 마음 편히 갖자.

 

 비행기에 오르고 잠시 쉬고 나니 착륙 준비를 한단다.

기류가 안 좋아 기체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1시간 좀 넘게 걸려 무사히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감사한 일이다.

 

 짐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짐을 끌고 렌터카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하니 하필 막 출발하는 버스가 보인다.

20분이나 기다려야 하네.

오늘은 비행기도, 짐 찾는 것도, 렌터카 셔틀버스도 모두 기다림의 연속이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날씨는 포근해도 바람이 심하군.

비가 오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렌터카 회사에 들어가면 대부분 키오스크에서 본인을 확인하고 차를 배정받는다.

언젠가부터 기계가 많은 일을 대신 하는 세상, 비용은 절감되었지만 과연 사람이 편해졌을까?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드디어 차를 타고 호텔로 향한다.

공항에서 30여분 달려야 하는 함덕해수욕장에 숙소를 예약했다.

모든 것이 지연되는 바람에 해는 이미 진 상태이고.

 

 호텔 방에 짐을 놓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근처에서 꽤 유명하다는 해물짬뽕집을 찾았는데 불이 꺼져 있다.

하는 수 없이 되돌아오다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흑돼지고깃집을 발견해 거기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도 늦었으니 간단한 식사로 주문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차돌된장찌개.

그런데 예상 외로 차돌된장찌개는물론 나온 반찬 모두 맛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현지인 맛집에 우리가 간 거였네.

 

기분좋게 저녁을 먹은 다음 호텔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아침 식사거리와 간식을 사기로 했다.

도넛, 생수, 한라봉, 요거트, 맥주 등등.

시장 본 걸 호텔 방 냉장고에 넣고 밤바닷가 산책을 나간다.

여행을 많이 다녔어도 밤 바닷가 산책은 처음이다.

호텔 코 앞이 해변이니 이게 좋구만.

 

 

 생각보다 젊은이들이 많은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젊어지는 느낌이다.

한쪽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버스킹하는 친구 노래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놀다가 다시 호텔로 들어왔다.

 

우리는 원래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한라산둘레길 트레킹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한라산 둘레길이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날씨만 좋다면 하루에 20km 정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호기롭게 생각했는데 날씨가 안 좋다는 예보에 일단 아침마다 날씨 확인 후 결정을 하기로 했지.

그래도 재작년 12월처럼 눈으로 통제가 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중산간은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 예보로는 내일 저녁부터 비가 내린단다.

그렇게 믿고 산행 준비를 한다.

비상용 우비와 우산, 방수 재킷 등등...

그리고 4박 5일 여행을 무탈하고 즐겁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와 맥주 한 캔을 나누어 건배!

제주의 첫날밤 파도소리를 베개 삼아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