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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피오르 트레킹 (2) - 노르웨이 가는 길

솔뫼들 2024. 9. 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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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향한다.

원래 노르웨이에 갈 때 아부다비를 경유해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공항을 통해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스타방에르로 향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슬로 공항의 짐 검색이 까탈스러워 짐이 늦게 도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을 거쳐 가기로 했다고.

 

 아부다비 공항에서 코펜하겐 공항까지는 6시간쯤 걸린단다.

아침인지 저녁인지도 모르고 비행기에서 주는 기내식을 먹고는 잠을 자기로 했다.

간혹 코를 골면서 신나게 자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비행기에서 아무리 잠을 오래 잤다고 생각해도 2시간 이상 내리 자기는 쉽지 않다.

 

 자다 깨어 스크린의 지도를 보니 흑해 부근이다.

코카서스 지역이군.

흑해 바로 위가 지금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년째 전쟁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지역을 날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지구상에서 전쟁이 사라져야 할텐데 정치적인 목적과 국가 이기주의 내지는 종교적 이유 등으로 크든 작든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눈이 피곤해 책을 덮고 저절로 바뀌는 화면을 보면서 세계 지리 공부를 한다.

덴마크는 유럽 대륙에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향해 쭉 내민 모양으로 뻗어 있다.

실제로는 바다로 가로막혔지만 언뜻 보면 거의 붙어 있는 형국이다.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생각보다 가깝구나.

코펜하겐을 거쳐 가는 이유가 있었군.

 



 현지 시간 오전 6시 코펜하겐 공항에 내렸다.

사실 아부다비 공항이나 코펜하겐 공항이나 공항 안에만 있으니 밤인지 낮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코펜하겐 공항에서는 4시간 대기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환승을 하는데도 입국심사를 하면서 이것저것 꼼꼼하게 물어보아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배낭 멘 여행객이 공항 밖으로 나갈 일도 없는데...

 

 코펜하겐 공항은 매우 낡았다.

우리가 화려한 국제공항에 익숙해져서인지 인천공항 기준으로 생각하면 여기가 국제공항 맞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환승객이 많은지 인파로 몹시 북적거리고, 매우 복잡하다.

또 물가는 왜 그리 비싼지...

 

 덴마크는 EU 국가이지만 화폐는 덴마크 크로네를 사용한다.

북유럽 물가가 비싸다고 알고 있지만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가격을 보면 기겁을 하게 된다.

공항 물가가 다른 곳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여기는 유난히 심하다고나 할까.

우리나라 물가 2배쯤 되려나?

고민을 하다가 아부다비 공항 라운지에서 잘 먹었으니 여기에서는 샌드위치와 음료수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샌드위치를 먹고 의자에 앉아 비실비실 졸고 있는데 아부다비 공항에서 본 한국 여성들이 옆자리에 앉았다.

두 여성분이 나보다 몇 살 많아 보이는데 노르웨이 베르겐까지 간단다.

베르겐에서 글로벌 트레킹 모임에 합류해 스타방에르로 이동해 트레킹을 즐길 예정이라고.

그다지 친한 것 같지도 않은 두 분이 그런 트레킹을 위해 함께 한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트레킹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르웨이에서 피오르 트레킹 할 때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졌다.

 

 드디어 스타방에르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가까운 거리이기는 하지만 국제선인데도 국내선처럼 작은 비행기이다.

에티하드 항공과 좌석 공유를 하는지 SAS 항공사 비행기였다.

SAS 항공사가 어느 나라 항공업체인가 했더니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3국 연합 항공사이다.

 

 

 비행시간이 1시간 10분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네.

친구는 이렇게 작은 비행기는 처음 탄다고 하면서 불안해 한다.

기상 상황이 안 좋아 그런가 비행기는 왜 그리 흔들리는지 나도 모르게 앞좌석 등받이를 꽉 잡는다.

휴!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졸였다.

 

 우리나라에서 북유럽 노르웨이까지 1박 2일 걸려 도착했다.

비행시간이 17시간쯤 되고 두 나라 경유하면서 공항에서 머문 시간이 10시간 남짓 된다.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는 꽤나 먼 나라였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환승할 때는 꼬치꼬치 묻더니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공항에서는 입국 심사도 하지 않는다.

서로 합의가 되어 있는 모양이다.

스타방에르 공항은 작기도 하지만 아주 한적하다.

사람을 찾기도 쉽고 짐을 찾기도 아주 수월하겠군.

 

 

 일행 모두 짐을 찾은 후 작은 공항에서 나와 여행사 피켓을 든 사람을 찾으니 여행사 관련된 사람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관광버스를 찾고 있는데 우리 보고 택시를 불렀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네.

우리가 택시를 부를 리 없으니 우왕좌왕 하고 있다가 어찌어찌 택시기사라는 분과 의사소통이 되었다.

알고 보니 호텔에서 9명이 탈 수 있는 대형택시를 공항으로 보낸 모양이었다.

인솔자가 아이슬란드에서 오기로 되어 있는데 비행기가 지연 출발되어 부득이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