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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베르티멘토'

솔뫼들 2024. 9. 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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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디베르티멘토'를 관람했다.

영화에서 제목 '디베르티멘토'는 주인공 자히아가 만든 오케스트라 이름이다.

'디베르티멘토'는 가볍고 유쾌한 성격의 18C 음악 양식을 뜻한다고 한다.

 

자히아는 알제리 이민자 출신으로 비올라를 연주하는 소녀이다.

파리 변두리에서 공부를 하다 부모의 열성으로 파리 유명 음악학교에 입학하는데 잘난 음악가 집안 학생들의 비아냥과 질시를 받는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쌍둥이 동생과 음악을 공부해 나가는데 지휘자의 꿈을 꾸는 소녀가 명지휘자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눈에 띈다.

자히아는 스승이 인정하는 학생이지만 스승조차도 여성이 지휘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여러 가지 역경에도 불구하고 자히아는 결국 '디베르티멘토'라는 다양한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창설해 위로와 감동이 필요한 곳에서 연주를 이어나간다.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사실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그럼에도  감동적인 건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소음으로 이웃들의 항의가 있을 때 자히아의 아버지가 딸들을 위해 계란을 담는 판으로 집에 방음벽을 만든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자히아가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쌍둥이 동생을 비롯해 함께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 자히아의 방 창문 아래에서 '볼레로'를 연주하던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자히아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람들이다.

 

 사실 여성이 어느 분야에서 우뚝 서는 건 아직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오죽 하면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내가 아는 여성 지휘자로 성시연, 장한나 등이  활약하고 있다.

더 많은 여성 지휘자가 나와 자히아의 말처럼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 해도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는 말을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