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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프렌치 수프'

by 솔뫼들 2024.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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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일단 영화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적 배경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도댕 역 줄리엣 비노쉬와 외제니 역 브누아 마지멜이 이루는 하모니가 가히 예술이라고나 할까.

물론 영화에서 그들의 손을 거쳐 나오는 요리 또한 예술이고.

두 사람은 한때 부부였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에 나오는 요리가 모두 궁금해졌다.

미슐랭 3스타 출신 피에르 가니에르가 직접 감수를 했다는 요리.

콩소메와 볼로방, 오믈레트 노르베지엔 등등.

영화이지만 요리를 한 단계 끌어올린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는 절대 입맛을 가진 어린아이가 나온다.

절대 입맛을 갖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나는 가끔 우스갯소리 삼아 입맛이 섬세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 오묘한 맛을 일일이 안다면 형편없는 음식을 먹게 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음식을 조리한 사람 앞에서 대놓고 타박을 할 수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입맛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미식 세계가 더 넓어지겠지.

그러면서 그걸 먹는 사람들의 행복감이 증가하고.

 

 

 영화에서 요리사는 상류층으로 나온다.

어느 시대인지는 모르지만 그 시절에는 그랬을까?

사랑보다 요리를 선택하고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 외제니.

자신의 삶을 걸 만큼 요리에 진심이었다는 말이겠지.

어느 분야에서나 그 정도면 존경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식재료를 얻기 위해 거니는 들판의 풍경 또한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풍경도, 요리도, 두 사람이 펼쳐내는 하모니도 모두 진정 아름다운 영화였다.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을 보고 한동안 여운이 남아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