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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여행 둘째날 - 여수 금오도 비렁길 3코스 ( 직포~ 학동) (2)

솔뫼들 2022. 3.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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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 형!

 

 오른편에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 이어집니다.

이런 길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지요.

안전을 위해 줄을 드리워 놓은 길 안쪽에서 걷다가 사진을 찍을 겸 쉬다 반복합니다.

 

 사실 수도권에서 금오도가 그리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요.

멀기도 하고, 시간 맞춰 배도 타야 하고, 금오도 내 대중교통편도 불편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물론 하루하루 해가 갈수록 체력이 자신할 수 없는 것도 작용하겠지요.

 

 힘이 빠졌습니다.

허리도 아픈 것 같군요.

스마트폰은 방전이 되면 충전을 하면 되는데 저는 방전이 되면 방법이 없습니다.

배터리 기본 성능이 떨어져 소용이 없지요.

친구는 '썬파워'인지 끄덕이 없네요.

빵빵하게 충전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파란 바다에 점점이 흰 부표가 떠 있군요.

저 아래에는 어떤 해조류가 자라고 있을까요?

아니 그물이 드리워져 있을지도 모르지요.

저는 바다에서 나는 먹을거리는 좋아하는데 바다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네요.

조금 미안해집니다.

 

 학동이 머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묵묵히 거리를 줄이고 있는데 일상복을 입은 젊은 남녀가 대화를 하며 걷고 있습니다.

당연히 속도가 느립니다.

한참 뒤를 따라 걷다가 안 되겠다 싶어 추월을 했습니다.

뒤에서 '엄청 빠르게 걷는다.'고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목표가 있으면 이렇게 되지요.

 

 오후 12시 57분 학동에 도착했습니다.

3코스가 마무리되는 지점이지요.

1시간 30분 걸렸으니 안내문에 나온 것보다 30분 단축했군요.

휴! 한숨이 나옵니다.

 

 학동 마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마을 주변에도 사람들이 꽤 있군요.

지나면서 보니 음식점에서 라면을 주문해 먹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금오도에서 전복 양식을 하는지 전복라면을 팝니다.

7년 전 전복라면이 8,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물가가 상승했으니 가격이 더 비싸졌겠지요.

 

 

 우리도 점심 먹을 곳을 찾아 봅니다.

4코스로 들어서면 장소가 마땅치 않을테니 마을 한 켠 햇빛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우리를 쫓아왔군요.

땀이 식으니 선뜩하네요.

겉옷을 하나 더 입고 김밥과 빵, 물 등을 주섬주섬 늘어 놓습니다.

몸이 싸늘해지니 뜨거운 차도 한 잔 마셔야겠군요.

 

 줄기차게 걷는 운동을 해서인지 전부 맛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걸었으니 잘 먹어야지요.

배가 불러 과일은 나중에 먹기로 하고 잠시 쉽니다.

 

 

 젊은 연인이 우리에게 말을 물어 봅니다.

버스가 여기까지 들어오냐고 하네요.

우리도 이곳 사정을 잘 모르지요.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배차간격이 드물기는 해도 버스가 들어오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자기네는 3코스 한 군데만 걸어도 힘이 든데 어떻게 1코스부터 왔느냐고 감탄을 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대개 관광 삼아 차를 가지고 왔다가 바로 돌아가곤 하는데 차량 없이 들어왔나 봅니다.

 

 젊은 사람들이 금오도를 찾은 이유가 뭐냐고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학동에 투자를 할까 싶어 둘러보러 왔다고 하더군요.

조그만 마을인데 땅이 얼마나 넓은지 몰라도 3억원 한다고 합니다.

이곳에 와서 펜션을 운영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쉽지 않아 보이네요.

땅 가격이 그리 싼 것도 아닌 것 같고요.

그러니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찾는지 등등 파악을 해야 하겠지요.

 

 젊은 친구 말에 따르면 자기 엄마가 카페만 돌아다니지 말고 금오도에 한번 가 보라고 강력히 추천을 하셨다고 하네요.

한번 가보니 정말 좋더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친구는 젊은 사람이 엄마가 가 보란다고 가는 사람이면 요즘 젊은이 같지 않게 아주 착한 사람이라며 웃더군요.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며 마주 보고 함께 웃었습니다.

 

 다시 배낭 정리를 합니다.

비렁길 전 구간 중 반을 넘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