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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이로소이다 ; 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

솔뫼들 2018. 8. 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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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특강이 끝나고 한글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실  한글박물관은 수시로 가는 중앙박물관 코 앞에 있는데도 홍보가 덜 된 탓인지 쉽게 가게 되지 않는다.

오가면서 본 전시 안내를 기억하며 한글박물관으로 갔다.


우리나라에 서양 의학이 들어온 것은 일제 강점기 일본을 통해서였다.

그때까지 정신과 신체는 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침과 뜸, 한약을 주로 하는 한의학이 주를 이루다가 몸을 해부하고 부분부분 분석하는 학문을 접했을 때 얼마나 놀라웠을까?

'身體髮膚 受之父母' 라 하여 머리 자르는 것조차 거부하던 시대에 말이다.

조선 세종때 한글 발음이 어떻게 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람을 해부할 수는 없으니 동물을 해부했다는 이야기를 한글 창제 관련 소설에서 본 적이 있다.

구강의 구조를 알아야 발음이 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랬겠지.



그런 세상에 살다가 서양의학을 접했을 때 하늘이 두쪽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어찌 되었든 서양의학 교과서가 일본어로 번역되고 다시 한글로 번역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의학 용어가 일본식 한자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세포, 신경 등 아직도 그런 단어들이 사용되고 있고.


 특별한 전시를 보면서 전에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분야에 대해 조금 눈을 떴다.

무엇이 되었든 보고 접하는게 시야를 넓혀준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