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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가족'

솔뫼들 2018. 9. 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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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몇 편 보았다.

'가족'이 이 감독이 천착하는 주제이다.

전에 보았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그렇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갈까 궁금해진다.

그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의 의미에 대해 나도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고나 할까.


 이 가족은 다른 가족과 다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가족을 이루고 산다.

그것도 전혀 모르는 독거노인 할머니 집에서, 그 할머니의 연금을 축내면서.

물론 그렇다고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일을 하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일거리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좀도둑질을 시킨다.

죄책감도 없이 먹을거리가 떨어지거나 학용품이 필요하면 아이들은 동네 가게에서 도둑질을 한다.

새로 들어오는 아이에게도 어김없이 도둑질하는 방법이 전수(?)되고.


 정말 희한한 가족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독거노인은 자식도 없이 커다란 집에 살면서 외로웠는데 외로움을 그 가족으로 인해 잊고 살고,

다른 가족들은 살곳이 마땅치 않고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할머니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다.

어찌 보면 상생, 요즘 표현으로 하면 '윈윈'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라고 꼭 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처럼 혈연주의가 강해 자식을 위해서라면 사기나 거짓말도 서슴없이 하는 사회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점점 개인주의가 강해져 이제 부모에 대한 효성심도 예전만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의 가족 해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피로 이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기대하는 것이 없어서 실망도 없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내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감독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일이기에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