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도 예찬'이라는 전시를 감상했다.
사실 우리는 평소 지도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산다.
물론 한동안 산을 다닐 때 등고선과 등산로가 표시된 지도를 가지고 다니기는 했지만 스마트폰의 발달로 이제 그마저도 무용지물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현대까지도 지도는 각 나라의 안위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물건이었다.
오죽 하면 정약용은 고을의 원이 새로 오면 그 지역의 지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까?
우리가 아는 지도는 대표적인 것이 대동여지도이다.
하지만 김정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신라시대부터 지도를 만들기 시작했다던가.
전시를 보면서 정상기라는 사람이 만든 '百里尺'이 인상적이었다.
자를 만들어 거리를 측정했으니 한결 정확해졌으리라.
그리고 집안 4대가 지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하니 지금 생각해 보면 국가에서 훈장이라도 수여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그런 노력들이 축적되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도 나왔다는 말이 실감난다.
조선시대 후기가 되면 일반인들도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국방과 통치의 목적 외에도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 지도가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관광지도도 가능하고 당연히 등산지도도 있을테고, 교통지도나 특산물이 나는 지역을 표시한 지도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도는 만드는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도가 공간뿐 아니라 시간과 인간을 표현한다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인간의 삶이 거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국토를 발로 밟아가며 손으로 일일히 지도를 그리던 것이 인쇄술의 발달로 목판 인쇄가 되면서 지도는 대중들에게도 널리 퍼져 유용하게 쓰이게 된다.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GPS를 이용해 무엇이든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동안 지도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하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긴 시간이었다.
아주 의미있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시와 함께 들은 강의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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