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앞바다에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이라는 이름을 가진 길이 있다고 했다.
이름만 들어도 우리를 손짓해 부르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바다백리길'은 통영 6개 섬의 걷는 길 명칭이다.
미륵도, 한산도, 비진도, 연대도, 매물도, 소매물도에 만들어진 길의 거리가 백리쯤 되겠지.
언제 그곳에 갈까 한참 전부터 생각을 하다가
봄을 맞으러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의 < 섬 > 전문
아침 7시 10분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렀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 싶은데도 새벽 공기는 싸늘하다.
오전 5시 45분 어둠을 뚫고 집을 나서서 6시 50분쯤 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친구를 만나 버스에 오른 후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눈을 감는다.
자는 게 남는 것 아닌가.
버스는 오전 9시경 인삼랜드 휴게소에 들렀다가 오전 11시 20분경 통영 터미널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관광안내소에서 자료를 받아 든 다음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서호시장 방향의 버스를 탔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사량도 지리망산과 칠현산 갈 때 여러 번 오간 곳이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비진도행 배 시간을 확인하고 서호시장 주변에서 점심을 먹는다.
왜 그리 시장이 한산한가 싶었더니만 여기는 정월 대보름을 설보다 더 큰 명절로 여긴단다.
맞아. 오늘이 대보름이었지.
문 닫은 곳이 많아 시간이 남아도 시장 구경할 일이 없네.
오후 2시 30분 비진도행 배를 기다리며 터미널에서 하릴없이 서성인다.
터미널 안을 돌아다니다 새로운 것을 알았다.
통영의 특산물로 굴과 나전칠기만 알고 있었는데 누비 제품도 아주 유명한 모양이었다.
터미널 상점에 있는 누비 가방도 훌륭해서 지나가는 여행객의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야생 동백꽃 기름으로 만든다는 화장품도 통영만의 특산품이라고 한다.
통영시에서 직접 운영한다고 하니 믿을 만하겠군.
차도 없이 배낭여행을 시작하는 입장이니 짐을 늘릴 수는 없지만 자꾸 눈길이 가네그려.
170명이 정원이라는 배에 오르니 삼삼오오 짝지은 여행객도 있고, 구면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지 왁자지껄하다.
배를 기다리다 지쳐서 따끈따끈한 바닥에 앉으니 저절로 잠이 스르르 몰려 온다.
여행을 할 때 바퀴만 구르면 잠이 온다더니만 바퀴 없는 배에서도 잠은 잘 온다.
졸다 보니 배의 엔진소리가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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