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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오늘의 시 - 가을 기차

by 솔뫼들 202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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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기차

                                                        심재휘

 

 가을은 오고 기차는 갑니다 작은 역들을 그냥 지나치면

가을 기차가 멀리 간다는 뜻입니다 내가 앉은 자리는 기

차표에 적힌 대로 역방향이고요 미래를 등지고 앉아버린

이 자리는 지나간 것들만 볼 수 있는 자세입니다 다가오는

풍경은 마주 앉은 이의 다정한 눈동자에만 있습니다 어느

역에서 그 사람 나를 두고 내린다면 나는 미래를  잃고 가

을 기차는 멀리 갈 뿐입니다

 

 잠시 정차한 역에서 몇은 내리고 몇은 탑니다 철길 너머

반쯤 무너진 돌집이 햇살에 조금 더 무너집니다 참나무 숲

속에는 간혹 쓰러진 떡갈나무가 있고 막 내렸는지 벤치에

앉아 기차를 바라보는 한 사람을 두고 이내 기차는  떠납니

다 사라지도록 먼 곳으로 멀리 갈 뿐입니다 가다보면 기차

에서 내려 며칠 묵을 만한 마을이 어딘가에 있을 법도 한데

기차에서 내리지 못하는 나의 자세는 종착까지 역방향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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