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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여름날 밤에

by 솔뫼들 2025.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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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 밤에

                                      양성우

 

살아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이 여름날 무성한 나뭇잎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땅거미 내린 뒤에 팔을 베고 누워

풀벌레 소리를 들으니 즐겁다.

지나간 날들은 흐르는 물처럼

또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동안 나의 욕심이 내 자신을 거듭하여

넘어뜨렸지만,

아직도 내가 이곳에 남아 있음은 신의 은총이다.

사람이 온갖 유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무슨 까닭인지 나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숲으로 날아드는 저녁 새들을 비롯하여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나 홀로 잊혀지지 않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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