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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전망 좋은 방'

by 솔뫼들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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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잠실까지 가서 영화를 보았다.

두 가지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까 고민했는데 결론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

'전망 좋은 방'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 영국 작가 E. M 포스터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란다.

일단 원작이 있다고 하면 어느 정도 신뢰가 간다.

더구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면 크게 실패할 확률은 적겠지.

 

 영화는 20C 초반 영국과 이탈리아 피렌체.

여기에서 제목 '전망 좋은 방'은 피렌체의 호텔 방을 이른다.

피렌체라는 도시는 르네상스가 활발하게 일어난 도시.

게다가 풍광도 뛰어나다.

이런 요소들이 영화의 배경으로 하기에 손색이 없었겠지.

 

 루시는 영국의 소녀로 피렌체로 여행을 간다.

거기에서 전망이 좋지 않은 방이 배정되자 불만을 제기하게 되는데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된 조지가 선뜻 방을 바꿔 준다.

그 이후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조지와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영국으로돌아가 결국 보수적인 세실과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영국의 전통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루시.

그 시대의 영국을 잘 대변하는 것 같다.

 

 조지를 만난 도시가 피렌체인 것은 인문주의 부활을 내건 르네상스와도 무관하지 않겠지.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한 평원의 붉은 개양귀비꽃도 인상적이다.

그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우리 주위에서 쉬이 볼 수 있는 개양귀비와 수레국화가 나오니 어쩐지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

근엄한 것 같으면서도 수시로 웃음짓게 만드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감독의 한 수에 두 손 들었다.

인물들의 개성, 시대적인 특징에도 과도기적인 면이 드러나는 모습 등등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처음 시작이 루시가 머물렀던 피렌체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이었듯 마지막 장면 역시 그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이다.

물론 함께 있는 사람이 권위주의자 사촌 샬롯에서 조지로 바뀌었다는 차이가 있지만.

피렌체 호텔 전망 좋은 방, 그곳에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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