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윤이상 기념관 가는 길을 따라

솔뫼들 2016. 4. 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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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형!

 

 어제 먹은 충무김밥이 입맛에 맞아 오늘 아침 식사도 숙소 옆에서 충무김밥으로 해결했습니다.

집집마다 약간씩 맛이 다르니 그것도 재미있네요.

 

 식당 벽에는 충무김밥이 생겨난 유래가 적혀 있습니다.

충무항에서 고기잡이 나가는 남편을 위해 아내가 쉽게 쉬는 김밥 대신 밥과 속(반쯤 삭힌 꼴뚜기 무침과 무김치)을 따로 담아 주게 된 것에서 유래된 향토음식이라고 말이지요.

지금은 맨밥을 한입에 들어갈 크기로 김에 만 것, 오징어 무침, 어묵 볶음에 무김치 그리고 된장국이 나옵니다.

 

 

 통영 시내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갈까 하는데 김밥집 주인이 듣고는

이순신공원을 적극 추천하는군요.

그런 이름을 가진 공원이 있었더라고요.

통영은 이름부터 이순신 장군과 관련이 있으니 그다지 거부감은 없습니다.

머리 속에 이순신공원을 입력해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발자국 뗍니다.

 

근처에서 우선 가 볼 만한을 찾으니 파란만장했던 현대음악 작곡가 윤이상을 테마로 한 거리가 있더군요.

작곡가 윤이상이 나고 자란 곳이 도천동이라고 합니다.

'윤이상 이야기 도천 음악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윤이상과 관련된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초기에는 윤이상이 여러 학교 교가 작곡을 많이 했네요.

심지어 교가 전문 작곡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길은 음악계단을 지나 윤이상 기념관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통영에는 유난히 藝人들이 많습니다.

유치환과 유치진 형제, 윤이상, 전혁림, 김춘수, 김상옥, 박경리 등등

거기에 이곳에 머물다 간 예술가까지 합하면 진짜 예술인 고장이 되지요.

그런 예술인들을 통영은 끌어안고 바다와 더불어 살아갑니다.

 

 윤이상 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기 위해 북한에 드나들다가 정치적으로 고초를 겪은 예술인이 바로 윤이상입니다.

이응로 화백, 천상병 시인도 그때 고통을 겪었고요.

천상병시인은 그 휴유증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고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베를린 사건이라고 하지요.

어두운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보는 느낌입니다.

어찌 되었든 세상은 변했고, 그들은 한 분야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이름을 남겼지요.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윤이상 기념관은 조용했습니다.

평일 아침부터 누가 그리 많이 찾겠습니까?

윤이상 기념관에서는 윤이상이 사용하던 물건과 윤이상의 활동상,그리고 조국과의 不和까지 한눈에 볼 수가 있네요.

윤이상 음악제가 지금은 국제음악제로 거듭 났지요.

 

'윤이상' 그러면 매체와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삶이 통째로 다가옵니다.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이니까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생각하며 걷는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