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신 없는 사회

솔뫼들 2012. 9. 17. 19:07
728x90

 

 

 

 제목이 주는 중량감이 폭염보다 더한 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손에 들자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워낙 무더운 탓에 쉽게 진도가 나가지는 않았지만.

 

 

 제목 '신 없는 사회'는 책을 읽어보면

결국 역자의 말대로 직역을 할 것이 아니라 '종교의 힘이 약한 나라'라고 의역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미국의 사회학 교수로 사회와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자신은 신, 즉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 덴마크에 1년간 살면서

덴마크와 스웨덴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결과를 책으로 엮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비교적 사회가 안정되고 사회복지가 잘 실현되고 있는 나라이다.

물론 국교라는 것이 있고 교회세도 있지만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거기에 소속되어 있거나 세금을 낸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아도 지극히 합리적이고 세속적이라는 판단을 저자는 내린다.

교회를 다닌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하느님이나 예수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믿지 않고,

성경이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라는 것에는 반신반의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배워서 알고 있는 진화론에 위배될 뿐더러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死後에 천당이나 지옥의 有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죽으면 그냥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죽음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착하게 살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현실적인 생각을 한단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선진국 중에도 종교의 힘이 강한 나라가 있다.

미국이 대표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침공할 때 하나님의 뜻 운운한다니 참 어이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당장 심각한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종교가 하는 역할은 다양한 민족이 모여 있기 때문에 공동체의 소속감을 심어 준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주변에서 무신론자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미국에 가면 갑자기 교회에 다니는 것을 많이 보았다.

교포 사회에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 그런다고 한다.

바로 미국의 교회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고, 또 교회들이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까 더욱 팽창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근본주의적인 기독교 문화가 있다 보니 배타적이고 맹신하는 문화가 때로 문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다.

올바른 종교가 제 역할을 하면 세상이 많이 평화스러워지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그러면서 스웨덴이나 덴마크처럼 세속적이고 합리적인 사회에서 한번 살아보는것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책갈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을 낭비한 죄  (0) 2012.10.02
빨래터  (0) 2012.09.24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0) 2012.09.14
천서의 비밀  (0) 2012.09.10
당신의 과거를 지워 드립니다  (0) 2012.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