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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낭비한 죄

솔뫼들 2012. 10. 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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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하다.

누가 나 보고 하는 말 같아서.

 

 인생을 낭비한 죄라...

누구든 거기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고 그런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또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유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

 

 이 책은 저자가 이름난 스님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곁에서 본 내용을 집필한 것이다.

책에는 때로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스님도 있고 처음 접하는 스님도 나온다.

하지만 그들이 수도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 어려움을 이겨냈는지

진솔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그 역시 한 사람의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느낌이 드는지도 모른다.

 

 수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스승이 내준 화두를 붙잡고 좌선에 몰두하는 스님도 계시고,

열심히 불경공부를 하는 스님도 계시고,

불목하니처럼 사람들 시봉을 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스님도 계시다.

어떤 방법이 되었든 자신의 마음 속에 가장 선한 모습이 부처를 찾고

그 다음 중생을 구제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修道 아닐까

 

 20대 한때 교리공부를 한다고 조계사 내의 모임에 나간 적이 있다.

교리공부와 더불어 몇 군데의 유명 사찰 방문이 있었다.

그 중 공주 마곡사에서 1080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밤 11시쯤 시작을 했던가,

그리고 새벽녘에 절을 끝내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도량석을 돌다가 주저앉았다.

어찌 보면 평소에 안 하던 것을 끝까지 한 것이 스스로 신통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걸 했다고 주저앉을 정도가 된 것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약한 것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후에 다시 그런 시도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우리 같은 중생은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하면 부처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제목에서처럼 인생을 낭비한 죄를 짓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길이 무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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