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구해서 읽어야지 하고 별렀던 책을 손에 들었다.
저자가 빌 브라이슨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가독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가 쓴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책에서 신나게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리라.
이 책도 분량이 꽤 방대하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서 더위에 읽기에 그리 적합한 책은 아니다 싶지만
일단 손에 들었으니 끝을 보아야겠지.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집에서 무심하게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가 하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건축부터 시작해서 전화기, 식당, 심지어 창고를 휩쓸고 다니는 쥐 이야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도리어 흥미를 끄는 부분도 있지만 제목과는 많이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일단 자기가 살고 있는 영국의 오래된 목사관 집 구조를 책의 앞쪽에 그려 놓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150년 된 목사관의 구조를 중심으로 왜 그런 공간이 생겨났는지도 알아보고
그 당시와 어떻게 연관을 시킬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 세계의 역사, 전쟁, 그리고 식민지와 그로 이어진 경제의 발달 등등 참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많은 물건들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 전에 발명된 물건이 아니란다.
영국으로 치면 150년 전 그러니까 빅토리아 시대에 주로 만들어졌단다.
새삼스럽게 부엌에 있는 물건과 전화기, 그리고 수세식 화장실 등등 내가 살고 있는 공간도 둘러보게 된다.
어떤 것 하나 쉽게, 또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물건들에 대해 그토록 집요한 관심을 가진 저자는 참으로 별난 사람이거나 특별한 사람 아닐까 싶다.
물건과 공간을 둘러싼 종횡무진 여행을 한바탕 끝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