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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과거를 지워 드립니다

솔뫼들 2012. 9. 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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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치료를 위해 추천되는 책을 읽었다.

몇 년 전에 독서 치료 모임에 다닌 적이 있는데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각자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것이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책을 읽으면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지만.

 

 책 제목이 쿵 가슴을 치는 느낌이다.

과거를 지워 드린다니...

과거가 없는 삶이 어떻게 온전한 삶일 수 있는 걸까?

과거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아닌가.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인생은 수백만, 수천만 개의 다양한 가능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무한히 많은 숫자 조합이 가능한 숫자 자물쇠처럼 말이죠. 우리가 왼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갔을 때와 전혀 다른 인생이 펼쳐지는 거죠. 출근을 단 5분만 늦게 했어도 우리의 남은 인생에 평생 영향을 미쳤을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죠.

 

이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아주 작고 사소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에피소드라도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책을 보면서 내게도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는지 돌아본다.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부정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스펙도 시원찮고 '찌질하게' 살던 주인공 찰리는 과거를 지우고 결국 무의식 중에 갈망하던 결혼을 하지만

그것이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인정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고 힘차게 나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누구든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자신 또한 자신의 책임이고 자신의 몫이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진지하게 묻고 대답해야 한다.

다른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주 없는 것이 인생 아닌가.

그런 면에서 현재 자신의 모습에 답답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연스러운 번역으로 책에 푹 빠져들수 있게 해준 번역자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비속어까지 적당히 섞어가면서 가독성 있는 작품으로 만든 것은 확실하게 번역자의 능력이라 여겨진다.

다음에 다시 이 번역자의 책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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