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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2

솔뫼들 2012. 8. 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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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부터 제목은 익히 알고 있던 책을 손에 들었다.

다른 책을 읽으며 책 속에 언급된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사게 된 책이었다.

이슬람 문화,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서 양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터키의 특별한 지정학적 상황 등등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저자 오르한 파묵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책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표지에도 빨강색이 눈에 띈다.

'빨강'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피, 정열, 그리고 냉전 시기에는 공산주의...

 

 오스만 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으로 구성된다.

죽음과 사랑, 그리고 세밀화가들을 둘러싼 음모와 갈등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처음에는 속도가 나지 않던 작품은

2권으로 접어들어가면서 흥미진진하고 과연 두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누구인지 사뭇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시대적 배경이 16세기임에도 돈과 권력, 그리고 사랑이라는 인류보편적인 관심사는 작품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이슬람과 기독교라는 문화적 충돌이 빚어내는 심리적인 갈등까지 더해져 읽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런 것이 작가의 역량과 능력의 문제이겠지.

서양의 회화적 기법을 따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전통적인 세밀화 기법을 지키지 못하는데 대한 회한 같은 것도 느껴진다.

인간의 본능과 예술적 욕망 사이에서 번민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도 작가의 손에 달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작가 오르한 파묵의 책을 더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잘 생긴 멋쟁이 작가에게 푹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리고 터키라는 나라와,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동기가 생겼다.

어떤 특별한 문화적 충격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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