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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시 관련 책을 발견하고 대충 훑어 보았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점 찍어 놓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나무와 풀 관련 시를 선별해서 싣고, 그 시에 간단한 해설을 달아 놓은 책이다. 때로는 나무의 사진과 특징, 또는 나무에 얽힌 전설 등이 나올 때도 있고, 때로는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어떻든 이렇게 자연을 소재로 한 시가 많다는 것에 대해 놀랍고 또 즐거웠다.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조용미 시인이 가장 나무와 가까운 시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조용미 시인은 바람 소리를 들으면 어느 나무를 스쳐온 바람 소리인지 구별할 수가 있단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 간절하면 들려요." 라고 대답했다나. 가슴을 쓰윽 베일 것 같은 말이다. 맞는 말일 것이다. 무엇이든 그 정도로 간절하면 들리고, 보이고, 느껴지겠지. 나는 그렇게 간절하고 절실하게 무엇을 한 적이 있는지 돌아본다.
'나무의 대변인'이라고 불린다는 편저자는 전국의 유명한 나무들을 찾아다니며 나무와 대화를 하는 모양이다. 변함없는 나무와의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역시 고수임에 틀림이 없다. 가장 순수하다고 느끼는 나무와의 대화를 엿들으려 문풍지 울리는 밤에 조용조용 시를 읽는다. 그리고 저자가 나무와 하는 대화에 어디 끼어들 틈이 없는지 기웃거린다. 그래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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